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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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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지음박나리 옮김은행나무

13,000원

책 소개
씁쓸하고 공허한 일상을 파고든 부조리한 폭력
간명한 사실적 행위 묘사 너머 날카로운 진실의 폭로

조르주가 이렇게 사념을 잠재우고 이 음악을 들으며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생산관계 속 그의 위치에서 찾아야 한다. 조르주가 올해 최소 두 명을 죽였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의 일은 때로는 과거의 일이기도 하다. _18쪽

소설의 주인공 조르주 제르포는 대기업 자회사의 임원이자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신자유주의 시대 현대인의 전형이다. 거대 기업의 일원이라는 “생산관계 속 그의 위치” 때문에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매일 똑같은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조르주는 심야에 자동차로 도로를 질주하면서 공허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동차 사고를 당한(사실은 총상을 입은) 낯선 이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슬그머니 병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간 조르주는 이틀 후 별생각 없이 여느 때와 다름없는 휴가를 떠난다. 여기에 불쑥 “조르주가 올해 최소 두 명을 죽였다는 사실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는 담담한 어조의 충격적인 문장처럼, 예기치 못한 비일상적 폭력이 틈입한다. 두 명의 살인 청부업자들이 조르주의 뒤를 쫓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사의 급변 속에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해가는, 한때 독재 권력의 하수인이 그들의 배후로, 조르주가 도운 인물의 암살을 지시한 장본인인 그가 입막음을 위해 다시 조르주의 암살을 지시한 것.

상대가 그의 머리와 관자놀이를 가격하더니 다시 붙잡아 물속에 집어넣었다. 숨을 들이마실 틈도 없었다. 물로 흥건해진 시야에 웃고 떠드는 어린이들, 십대 소녀들, 공놀이하는 사람들, 흑인의 이미지가 스치듯 지나가는 동시에, 귓가에서 웃음소리, 비명, 물보라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 그리고 이 자그마한 세계 전체는 제르포가 암살당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_70쪽

이제 제르포는 일상의 노선에서 이탈해(달리는 열차에서 바깥으로 내던져지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연골과 뼈가 생생히 느껴지는’ 목숨을 건 추격전에 휘말리고, 독자들은 “안온하게 살아온 이 부르주아 남자가 전문 암살자의 추적 앞에서 어떻게 살인자의 본색을 각성하고 드러내기에 이르는지”를 숨 쉴 틈 없이 따라가게 될 것이다.

스타일리시하고 쿨한 문체가 선사하는
독하고 강렬한 독서의 쾌감

■ 옮긴이의 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기막힌 필력. 독서의 쾌락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걸출한 장르소설.”


소설은 고급문학과 대중음악이라는 지표들, 영화, TV, 상품 브랜드 등 화려한 문화적 코드들, 자연스럽게 전유하는 역사적·사회적 사건들과 함께 철제 골조와 같이 냉철한 문장들의 기막힌 배치를 통해 강렬한 독서의 쾌감을 선사하며, 특히 시점에 혼란을 주는 영화적 내러티브 기법으로 독자들에게 날 선 긴장감을 부여한다. “망셰트와 함께 있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이 책에서도 우리는 금방 평정심과 균형을 잃고 이야기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 자주 확신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가 읽는 글이 과거의 회상인지 아니면 몽상인지, 혹은 어떤 의미에서 영원한 반복 속에 갇힌 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사회의 실패를 벌거벗기고 외관과 기만과 조작의 베일을 찢어버림으로써 탐욕과 폭력이야말로 사회를 추동하는 진정한 원동력임을 만천하에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했고, 간명한 사실적 행위 너머의 날카로운 진실을 전하는 이 위대한 누아르 걸작을 통해 그 목표를 이루었다.
저자소개
장파트리크 망셰트
Jean-Patrick Manchette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태어나 파리 근교 말라코프에서 성장했다. 교사가 되길 바란 부모의 뜻과 달리 작가가 되기 위해 학업을 그만두었다. 알제리 전쟁 당시 극좌파 운동가로 활동했고, 이후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그룹 및 미국의 하드보일드 작가 대실 해밋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다.
1971년 《시체를 태워라(Laissez bronzer les Cadavres)》와 《엔구스트로 사건(L’Affaire N’Gustro)》을 출간하면서 ‘네오폴라르’라는 새로운 범죄소설 장르의 문을 열었다. 1950~1960년대의 정형화된 추리 소설을 탈피하여 이를 사회 비판과 실존적 탐구의 장으로 삼은 망셰트는 프랑스 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 《오, 미친 자여, 오, 성이여!(O dingos, O chateaux!)》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 영화화한 《나다(Nada)》 등 10여 편의 소설로 프랑스 누아르 장르를 혁신했다. 특히 1976년 출간된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는 당대의 화려한 문화적 코드와 함께 인물의 행동과 사실만을 간결하게 묘사하되 행위 너머의 비가시적 진실을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망셰트의 최고 걸작으로 불린다. 그 외 작품으로 《치명적인(Fatale)》, 사후 출간된 미완의 소설 《피의 공주(La Princesse du sang)》 등이 있다.
범죄소설 작가 외에도 영화 각색 및 시나리오 작가, 드라마 작가, 번역가, 영화 비평가, SF 잡지 편집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다 1995년 세상을 떠났다.
목차
서문 / 제임스 샐리스 7

웨스트코스트 블루스 17

옮긴이의 말 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