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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 후속편 쓰고 쇼팽 풍 연주곡 작곡도 `뚝딱`…AI 예술가들이 몰려온다
창조력 코드 /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 박유진 옮김 / 북라이프 펴냄 / 2만원
기사입력 2020.07.17 16: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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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창조력은 미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실현된 현실이다. 미국 보트닉 스튜디오는 `AI 텍스트 예측 프로그램`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 `해리포터와 큰 잿더미처럼 보이는 것들의 초상화`를 2년 전에 냈다. 조앤 K 롤링의 전작 7편을 입력하고 문체, 줄거리, 알고리즘을 학습하도록 했는데 `바깥 하늘은 피로 가득 찬 거대한 검은 천장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탄생했다. 보트닉뿐만 아니다. 보트닉이 해리 포터 소설을 쓰기 전에는 AI 작곡가 에미(Emmy)가 쇼팽풍 곡을 작곡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간이 연주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저평가가 다수였지만 인간의 저편에서 온 듯한 음가는 전율을 선사했다.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의 AI는 중세화가의 붓자국까지 재현해낼 지경이다.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이처럼 창조력을 지닌 AI를 들여다본다.

창조력은 기계가 결코 건드리지 못하리라 여겨진 인간 고유 영역이었다. 인간은 상상하고 혁신하는 능력이 있고, 예술을 통해 존재를 사유하는데 이를 창조력이라 부른다. 진혼곡을 들으며 죽음을 대리 경험하고, `오셀로`를 보며 질투의 감정을 탐색하며, 초상화를 보며 초상화 너머의 의미로 질주해가는 존재다. 창조력은 `인간 코드(code)`로 지칭되는, 인간다움에 가까운 능력이었다.

작곡가 이고리 스트라빈스키는 말했다. "음악은 본래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한다. 음악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 같다면 그건 착각일 뿐 사실이 아니다." AI의 창조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돌출한다. 예술은 단지 인간의 감각 수용 활동일 뿐 그 자체로 목적이 되지 못한다. AI가 생산한 창조물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쟁취하는 건 인간의 감각이다. 음악의 본질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이 뭔가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다. 인간은 단지 2차원 선(線) 하나만으로도 예술을 논하는 사유 개체다. 그러나 뭔가를 `만들도록 만드는 건` 어렵다. 인간이 아닌 것이 하나의 선을 긋게 하기 위해선 무수한 선을 학습하게 해야 하고, 그 안에서 인간 외의 코드를 발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기계는 더 이상 하향식 명령에 따르는 존재가 아니다. 학습하고 발전한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2억8000만명 세계인과 유튜브에서 지켜본 경험이 특히 눈에 띈다. 특히 이세돌 이전에 알파고에 전패한 판후이가 대결 직후 633위에서 300위대로 순위가 급상승한 점도 AI와 인간의 역상관관계를 되짚게 한다. 판후이는 "알파고와 대국 덕분에 바둑에 대한 새 통찰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다. 인류가 이세돌의 `제4국 78수`를 재현하는 일은 과연 가능할까.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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