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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켈스 지음현암사

352p16,000원

책 소개
책의 형태에 따라 변해온 도서관

‘도서관’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아마 대개는 커다란 건물에 책꽂이가 도미노처럼 줄지어 있고 선반마다 책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도서관의 형태가 이러했던 것은 아니다. 책의 형태에 따라, 그리고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따라 그것을 보관하는 공간도 변해왔다.
고대의 네모난 점토판들은 선반이나 쟁반에 똑바로 놓아 관리했다. 두루마리 형태의 파피루스는 함이나 벽감, 모자 보관 상자처럼 생긴 통에 보관했다. 표지가 없는 두루마리를 매번 펼쳐봐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많은 책을 모아두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는 두루마리에 라벨을 붙이기도 했다.
이후 우리가 현재 보는 책의 형태와 가까운 ‘코덱스’가 점차 발전했다. 양피지를 잘라 여러 장을 한데 엮은 모양의 코덱스는 현대의 일반적인 책보다 훨씬 크고, 도서관의 장서 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중세 초기 수도원 도서관은 보통 100권 미만을 소장하고 있었다) 독서대 위에 보관하는 일이 많았다. 중세 후반 책의 수가 증가하면서 비로소 책을 수직으로 나란히 꽂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책등에 제목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초창기 책은 그렇지 않았다. 15~16세기의 유명 도서관들에서는 책등이 안으로 들어가게 책을 꽂았으며, 이에 따라 책장이 절단된 면인 책배에 제목을 적기도 했다.
서가의 배치도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위대한 도서관들은 공간이 웅장하게 느껴지도록 어느 위치에서든 장서가 한눈에 들어오게 도서관을 설계했다. 착시 효과와 속임수도 사용했다. 책장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끔 책장 사이의 기둥에 가짜 책을 그려 넣거나 원근법을 이용해 위로 올라갈수록 책장의 폭이 좁아지게 만드는 식이었다. 독일의 멜크 수도원 도서관 같은 곳을 보면 제일 위 선반은 너무 좁아 진짜 책을 꽂을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칸에는 나무토막에 가짜 책 이름을 적어서 넣어두기도 했다.

기이한 애서가와 책 수집가들, 그리고 사기꾼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책은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다. 그들은 그것을 지성과 영혼이 담긴, 물성과 냄새와 성격과 역사를 가진 하나의 생물처럼 여긴다. 때로는 책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연인처럼 사랑하고, 때로는 그것에 집착하며, 그것을 손에 넣고자 비싼 대가를 서슴없이 치르기도 한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흔히 ‘책과 결혼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옥스퍼드 대학교의 보들리언 도서관의 사서는 그 대학 졸업생이며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어야 했다. 왜냐하면 ‘결혼을 하면 가정 문제가 넘쳐나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애서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책을 보관한 장서가들도 있었다. 영국의 새뮤얼 피프스는 편집증적으로 일직선에 집착하여 높이가 다른 책들이 들쭉날쭉 꽂혀 있는 모습을 참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가죽 두른 나무 받침을 주문 제작하여 높이가 낮은 책 밑에 받쳐두었다. 파블로 망겔이란 수집가에 비하면 피프스는 온건한 편이었다. 그는 구입한 책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책의 위아래 여백을 무차별적으로 잘라냈다. 볼테르는 유명한 작가들의 글을 간추려 좋아하는 부분만 보관하고, 몇 권의 책을 줄여 한 권으로 만들기도 했다.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작가 재닛 윈터슨은 엄격한 오순절주의 전도사인 부모님 몰래 책을 읽어야만 했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책을 읽고 침대 밑에 감추면서 경험에서 우러난 지식을 획득한다. "표준 크기의 싱글 침대와 표준 크기의 책이라면 매트리스 밑에 한 층당 77권의 책을 깔아놓을 수 있어요."
불행하게도 책의 역사에는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기꾼과 책 도둑의 역사도 함께했다. 희귀한 고서 몇 권이면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주변에는 전문가인 척하는 사기꾼들이 들끓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책이 인기 있어, 날조된 서적들이 도서관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 책 도둑들이 사서나 수도사를 매수해 도서관의 희귀본을 빼내는 것은 흔한 수법이었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책 도둑은 ‘리브리’ 백작일 것이다. 1803년 피렌체 태생인 그는 귀족이라는 신분과 피사 대학교 수리물리학과 학과장이라는 직위를 십분 활용해 방문이 제한되어 있는 장서실에 쉽게 드나들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책을 통째로 훔치기도 하고 가치가 높은 부분을 잘라내거나 다른 책으로 바꿔치기하기도 했다. 책을 훔쳐낸 다음에는 판매하기 위해 서가 기호를 추가하거나 출판사 이름을 바꾸거나 표지를 교체하는 등의 섬세한 출처 조작 작업을 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도둑으로 의심받았지만 권력자 친구를 둔 덕에 번번이 빠져나갔다.

도서관의 미래 - 활기 넘치는 문명의 전달자

이 책은 과거 문자가 없던 시절의 ‘구전 도서관’부터 시작하여 책의 형태와 인쇄, 제본 기술에 따른 도서관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도서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또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현재 도서관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교차점에 서 있다. (......) 귀중한 책의 디지털화는 희귀한 책과 필사본들이 발견되고 연구되고 인정받고 향유되는 유용한 방법이다. 온라인 출판과 결합된 디지털화는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책이든 쉽게 접근하게 해준다. 희귀 자료에 대한 접근 용이성은 정보를 쉽게 찾아낼 가능성만큼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화는 보존 기술이기도 하다. 오래된 귀중한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 경우, 특히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손상되기 쉬운 책들은 분명히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디지털 데이터가 영구적으로 보존될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

예상할 수 있듯 저자는 종이책 예찬론자다.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예상치 못한 책을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이라든지, 손으로 책을 만질 때 느껴지는 감각과 정보 같은 것은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 소수의 특권적 사람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정보들(예를 들면 바티칸 도서관의 문서들)이 디지털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자유롭게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 것은 반긴다. 그러나 디지털 데이터는 책에 비해 보존 기간이 짧을 수 있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디지털 기기의 수명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모든 것을 투입과 생산, 성과라는 틀에서 바라보는 신자유주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평가하면서, 도서관 역시 구조 조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도서관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는가? 2014년 영국 리버풀의 작가들은 도서관이 문을 닫으면 도시가 황폐해진다며 도서관 폐쇄에 반대하는 ‘연애편지’를 보냈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축적하는 장소 그 이상이다. 문명을 전달하는 이 기관이 활기 넘칠 때 학생과 학자, 큐레이터, 자선가, 예술가, 장난꾼, 바람둥이들이 모여들어 무언가 멋진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
저자소개
스튜어트 켈스(Stuart Kells)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 역사가로 출판 문화의 다양한 측면들을 소개하는 책을 써오고 있다. 2015년 출간한 펭귄 출판사에 관한 저서 『펭귄과 레인 형제Penguin and the Lane Brothers』로 애셔스트 비즈니스 저작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저서로 『빅 포The Big Four』 와 『셰익스피어의 서재Shakespeare’s Library』 등이 있다.
www.stuartkells.com
목차
머리말
무한한 도서관

1 책이 없는 도서관 -구전되는 이야기와 노래길
책이 주는 즐거움

2 알렉산드리아의 마지막 나날 -고대 서적과 그 보관소
책과 함께 자는 사람들

3 완벽을 추구하다 -코덱스의 등장
사랑에 빠진 바보들

4 "저주받을 쓰레기 같은 인간들" -르네상스의 재발견
비열한 수집가들

5 책의 보급이 가져온 혼란 -인쇄의 시대, 넘쳐나는 책들
호기심 캐비닛

6 "바바리안도 하지 않았던 짓" -바티칸 도서관
향기롭고 맛있는 책

7 도서관의 비밀 -도서관에 얽힌 특별한 이야기와 보물
도서관에서 발견되는 것들

8 책을 관리하는 사람들 -역사상 최고와 최악의 사서 이야기
책 파괴자들

9 탐닉의 전형 -히버, 바이런, 배리
작가의 서재

10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에 대한 저주 -화재와 전쟁으로 파괴된 도서관
도서관에 사는 동물들

11 책 도둑 백작 -책 약탈자와 도둑
책을 위한 발명품

12 도서관의 실내장식은 속삭여야 한다 -피어폰트 모건 도서관
도서관에 닥친 재앙

13 영광을 위해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탄생

14 수도사 죽이기 -소설 속 도서관
애서가의 마지막 순간

15 연애편지 -도서관의 미래
죽음 이후

감사의 말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