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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상세
분야별신간 이미지

삶은 고통과 사랑 사이로 흘러간다

최국주 지음살림

20,000원

책 소개
아버지의 마지막을 밝혀내고자 떠나는 여정
만주-베이징-서울-일본-평양-미국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1993년,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던 최국주 회장은 북한 김일성으로부터 초청장을 받는다. 이 사건은 최국주 회장이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아버지를 되짚어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 최형우는 독립운동가로서 김일성의 동료였으나, 가족들은 그가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 끌려가 처형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김일성은 왜 이들을 초청하였는가? 최국주 회장은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의구심과 혹시 아버지가 살아 계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어머니와 함께 북한을 방문한다. 오래전에 헤어진 이복형제 두 사람과 상봉하지만, 북한의 실상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처참했다.

북한은 정말 ‘낙원’이라고 그는 말했다. 정부가 인민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을 다 마련해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몇 분 후 화장실을 사용하자마자 형이 해준 말을 믿고 싶었던 마음은 산산이 깨져버렸다. 변기에 용변을 내릴 물이 없었다. 나는 용변을 씻어 내리기 위해 변기 옆 양동이에 채워놓은 물을 사용해야만 했다. 나는 전기와 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떻게 이토록 높은 곳에서 하루하루 생활해나갈 수 있다는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평양이 이 정도이니 평양 밖에서의 삶이 더 비참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기본 필수품이 아예 없거나 공급이 부족한 것이 분명했다. 매일매일 살아남는 것, 그것이 그들의 삶의 일차 목표였다.
-본문 138쪽에서

북한 당국은 최국주 회장 가족을 벤츠에 태워 이동하게 하는 등 ‘VIP 대접’을 해주지만, 그럼에도 북한 사회가 극도로 경직되어 있음은 훤히 보였다. 가족끼리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북한 당국의 사람들은 수첩에 무언가를 적는 등 노골적으로 감시를 일삼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김일성이 최국주 회장 가족을 오찬 자리에 초청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바로 북한에 살고 있던 이복형제들이었다. ‘위대한 수령’과 대면하는 순간 북한 사회에서는 신분 상승이 이뤄지는 것이었다. 오찬 자리에서 김일성은 최국주 회장의 아버지 최형우가 “남조선의 반동분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지만, 아버지가 북한군에 의해 끌려갔음을 알고 있는 최국주 회장은 김일성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다시 말해 북한군이 아버지를 죽였음을 확신하게 된다.

미국의 자본주의와 북한의 공산주의를 체험하다
진정으로 인간을 위한 사회/시스템은 무엇인가

저자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북한을 방문한 경험은 그에게 ‘일생의 전환점’이라 할 만한 사건이었다. 어린 시절, 피난길에 올라 달구지를 타고 죽을 고비를 넘긴 뒤, 그는 구세군 목사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자본주의의 선봉에 서 있는 미국에서 최국주 회장은 무역업에 뛰어들어 이민자로서의 삶을 일구어갔다. 최국주 회장이 일생 견지해온 가치는 ‘믿음’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적 믿음이기도 했지만, 타인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기도 했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실용주의에 입각한 미국 문화는 그에게 낯설고 불편했으나, 그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근면히 살아간다. 무역회사 ‘K-C 인터내셔널’을 설립하여 대표를 맡기까지 그 믿음은 변치 않았다. 따라서 공산주의를 견지하는 북한의 모습은 그에게 기괴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사회에 대한 신뢰, 하나님을 향한 믿음, 아버지를 앗아간 북한에 품은 증오는 최국주 회장에게 ‘무엇이 진정 인간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안겨준다. 이에 대한 답은 그의 일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성공적인 기업가의 삶을 영위하던 그에게, 마치 하늘의 시험처럼 불행이 닥쳐온다.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진 것이었다. 아내는 목숨은 건졌으나 의사에게서 결코 예전처럼 건강을 회복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최국주 회장은 다른 일을 작파하고 아내의 간호에 힘쓴다. 기적적으로,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아내를 보며 순연히 기뻐하는 그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하늘의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보인다.

결국은 미안한 마음만으로 남게 될 이름, 가족
변화하는 시대에도 여전해야 할 가치를 이야기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족’만큼 의심받는 가치는 드물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가치관과 감수성을 온몸에 두르고, 기존의 한국 사회가 신성시해온 ‘가족’이라는 이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최국주 회장은 회고록 『삶은 고통과 사랑 사이로 흘러간다』에서 가족의 영원한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식구들은 하와이 코나로 일주일간 바캉스 여행을 떠났다. 딸들은 물론이고 아내도 황홀해했다. 나는 이 우주 속에서 영적인 존재로서의 내가 누구인가를 되새기며 조용히 내적인 기쁨과 행복에 젖어 있었다. 가족들의 천진한 웃음소리와 미소가 나를 부끄러움에 젖게 했다. ‘인생 대부분을 물질적 행복을 추구해왔으니 내 마음과 몸은 그 얼마나 더럽혀져 있을 것인가?’ 나는 처음으로 그보다 훨씬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을 배운 것 같았다. 이 배움의 선물을 받기까지 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니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값을 치렀다.
-본문 358쪽에서

최국주 회장이 자신의 삶을 통해 들려주는 하나의 역사는, 따라서 한마디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한 장중한 대답이다. 어지러울 만큼 다양한 가치와 믿음이 혼재된 이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하는가? 인간의 상식과 가족애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이 책 『삶은 고통과 사랑 사이로 흘러간다』는, 그리하여 흘러가는 한 세대가 남긴 정신적 유산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소개
최국주
1942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랐다. 1951년 피난길에 오른 뒤, 세탁소와 미군부대, 음식점 등에서 일하는 어머니 밑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어머니가 암에 걸려 휴학계를 냈으나, 구세군 목사가 등록금을 지원해준 덕분에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스물일곱 살에 ‘한국합판’에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훗날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무역회사 ‘K-C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대표와 CEO를 지냈고, 오리건한국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은 바 있다. 1993년에는 김일성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북한의 실상을 경험한 뒤, 기억에 묻어두었던 아버지에 관해 성찰하게 되었다.
독립운동가로서 김일성의 동료였던 아버지 최형우는 대체 누구였던가? 그는 공산주의자였는가, 애국자였는가? 한반도의 현대사와 같은 그 고민을 『삶은 고통과 사랑 사이로 흘러간다』에 담아냈다.
현재는 아내 한명기와 캘리포니아 북부에 살고 있으며, 세 명의 딸을 두었다.
목차
책머리에
감사의 말

제1부 나의 아버지,나의 어머니
1.위대한 수령 동지
2.평양으로부터 초청장
3.아버지를 그리며
4.베이징,오 베이징
5.숙명
6.조국의 부름
7.남산
8.달구지
9.생존 경쟁
10.국숫집
11.오,어머니!
12.평양 방문 준비
13.격변의 소용돌이
14.연줄을 찾아
15.기도
16.구세군 목사님
17.드디어 평양으로!
18.VIP대접
19.신과의 점심식사
20.애국자의 죽음
21.낙원에서의 삶
22.결산

제2부 새로운 인생
1.입대 실패와 첫 직장
2.작별
3.다락방
4.인연
5.한마음
6.결혼반지
7.신혼여행
8.파산
9.모험
10.기업가
11.성공
12.이중의 축복
13.숨겨진 보물
14.운명의 변화
15.대자연의 가르침
16.용기와 결심
17.새 회사 'K-C 인터내셔널'
18.책임과 봉사
19.재회
20.문화 차이

제3부 시련과 은총
1.내 친구 폴
2.악몽
3.오로지 하나님만이
4.옛 아내,새 아내
5.아내, 깨어나다
6.우리의 세 딸들
7.비상
8.시련의 연속
9.내 삶에서 최우선 순위
10.주고 나누고 돌보기
11.오리건 코리아 재단
12.갈림길
13.다른 세상으로
14.예언
15.소울 메이트
16.겨울 나무
17.화해
18.귀향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