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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상세
분야별신간 이미지

첫, 리스본

알렉산드라 클로보우크 지음김진아 옮김안그라픽스

136p16,000원

책 소개
세상의 끝, 또 다른 시작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유럽’하면 떠오르는 도시 가운데 먼저 언급되는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매년 관광객 2,500만 명이 포르투갈을 찾는데, 이는 나라 인구의 두 배에 달한다. 최근 리스본은 유럽위원회(EC)의 2020 녹색수도어워드(EGCA, European Green Capital Award)에서 올해의 도시로 선정되었으며,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들로 북적인다. 리스본은 과거 스페인과 함께 바다 위를 호령했던 대항해 시대의 유산과 몇 차례 재난을 겪으며 스러져간 아픔의 흔적도 공존하는 곳이다. 이베리아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오래 전부터 서쪽의 서쪽, ‘세상의 끝’으로 불렸다. 그것은 곧 새로운 세계로 가는 관문,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다. 안팎으로 여러 변화를 겪은 이 도시에 잘 어울리는 수식이다. 이 책 [첫, 리스본]은 지은이만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이곳 사람들이 지나온 시간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알렉산드라 클로보우크는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우연한 기회에 당도한 리스본에 매료되어 꼬박 1년을 지냈다. 그리고 유럽의 옛 정취를 간직한 구도심을 중심으로 현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활상을 그렸다. 이 책은 햇살에 반짝이는 흰 벽과 타일을 닮았다. 책 안쪽은 푸른빛으로 넘실댄다. 리스본을 생각할 때 붉은 지붕과 노을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지은이가 선택한 건 도시를 품고 있는 대서양과 이곳의 정서를 대변하는 애잔하고 구슬픈 사우다드(saudade)의 색이다.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 마주한 리스본
지은이는 포르투갈, 터키, 중동 등 색이 분명한 문화를 지닌 나라에 머물며 다채로운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가 낯선 도시에서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가 되기를 자처한 까닭은 그 지역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람들과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그런 맥락에서 [첫, 리스본] 역시 일반적인 여행서와는 조금 다르다. 구체적인 스폿을 추천하거나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다만 사적인 시선으로 도시 풍경과 사람들 모습을 채집한다. 판단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도시를 조망하며 그 일부가 되기를 청한다. 덕분에 독자는 그의 시선을 따라 각자의 리스본을 상상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곳, 좁은 골목 사이로 시선과 대화 그리고 노래가 이어지는 곳,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를 일상의 보물로 여기는 곳을 하나둘 발견하게 된다.
정해진 차례나 쪽번호가 따로 없는 이 책을 펼치면, 마치 그림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리스본은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렝 탑이 구도심을 밝히고, 세계무형유산으로 인정받은 전통음악 파두가 서민의 삶을 위로한다. 이 책 본문에는 파두 가수 아말리아 호드리게스(Amalia Rodrigues)가 부른 노래 [검은 돛배]를 바로 연결해 감상할 수 있는 QR 코드가 있다. 리스본 특유의 멜랑콜리하고 비밀스러운 정서를 느끼고 싶은 독자를 위해 마련한 장치다. 한편 지은이는 도시의 매력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스보에타스의 일상을 말한다. 이 책에는 직업과 미래를 걱정하는 청춘, 경제 위기의 여파로 겪는 어려움,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삶은 동시대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작고 아름다운 돌과 말로 쌓은 도시
이 책은 [첫, 헬싱키]와 [첫, 타이베이]를 잇는 안그라픽스의 여행기 시리즈로 ‘Visual Journey’ 를 표방한다. 본 시리즈는 각 도시의 특징을 패턴화해 표현한 표지에 먼저 시선이 머문다. 이번 [첫, 리스본]도 한국어판을 위해 지은이가 직접 표지 작업에 참여했다. 포르투갈의 독특한 타일 장식 아줄레주와 리스본의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어 그림을 그려주었다. 아줄레주(azulejos)는 포르투갈어로 ‘작고 아름다운 돌’을 뜻한다. 이 장식은 리스본 사람들이 끊임없이 주고받는 대화에 묻어나는 독특한 억양처럼 도시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작고 아름다운 ‘돌’과 ‘말’로 쌓아올린 리스본 역시 작고 아름답고 견고하다.

시리즈 소개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는 행복한 삶, 더 나은 삶을 추구합니다. 경계 없는 영역, 자유로운 생각과 손의 경험을 존중합니다. 단순함을 위한 최소의 원칙 아래 A6, A5, A4, A3 판형으로 출간됩니다.
저자소개
알렉산드라 클로보우크(Alexandra Klobouk)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베를린바이센제미술대학교Weißensee Kunsthochschule Berlin에서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매콤한 소스와 함께하는 이스탄불 여행Istanbul, mit scharfe Soße?』과 『포르투갈 요리Die portugiesische Kuche-A Cozinha Portuguesa』, 부흐쿤스트 재단Stiftung Buchkunst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Schonsten Deutschen Bucher’으로 선정한 『플라스틱 바다Polymeer, eine apokalyptische Utopie』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이슬람Der Islam fur Kinder und Erwachsene』 등이 있다.

www.alexandraklobouk.com
목차
낯선 도시에 정착하려는데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 해결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도시, 도시 주민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 p.12)

사실 이런 이동 방식은 매우 구식이다. 리스본이라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실용적이지 못하고 기동성이 떨어지며 오르락내리락하느라 힘들다. 이곳은 사람과 당나귀를 위해 만들어진 도시다.
(/ p.17)

리스본의 빛은 세상 그 어느 곳과도 다르다. 내 눈에는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 p.42)

포르투갈어는 매우 특이한 언어다. 입을 다물고 말한다고나 할까.
(/ p.68)

사우다드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그리움, 지나간 것 혹은 미래에 다가올 어떤 것에 대한 동경이다. 그리고 그리워하는 대상에 영영 닿지 못하리라는 예견 때문에 멜랑콜리이고 비애이자 애상이다.
(/ p.81)

죽음이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면 사람들은 떠나간 이를 조용히 애도하며 산사람의 무사 귀환을 빈다. 어부는 생계를 위해 바다로 나가야 하고 바다는 타협을 모른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운명이라는 것에 순응하게 되었을 것이다. 운명은 포르투갈어로 ‘파두’라고 한다. 포르투갈의 민속음악도 그렇게 불린다.
(/ p.83)

포르투갈에서 음식은 무척 중요하다.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모이고 그 자리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다. 음식에는 이 땅의 역사도 담겨 있다. 아랍인이 가져온 시럽과 아몬드, 식민지에서 온 계피와 커피,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 수도원에서 만든 디저트, 바다와 뜨거운 여름,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p.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