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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티스
시리즈 1, 2권, 텀블벅 펀딩으로 '인기 프로젝트' 1위, 목표액 2535% 달성에 이어 시리즈 3권은 텀블벅 출판 분야 프로젝트 1위! @홍락훈 초단편가의 비밀 홍락훈 작가의 SF·판타지 초단편집은 마치 SNS 트위터(twitter)의 성격을 반영한 듯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실제로도 작가는 최대 220자로 ‘트윗’을 작성하는 트위터의 포맷과 마니아 성향이 도드라진 오늘날 트위터의 위상을 그대로 활용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야기를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후 이야기는 트위터의 ‘답글 타래’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졌고, 팔로워들이 의견을 제시할 때마다 이를 ‘인용’해 재차 확장해나갔다. 대부분 구어체 혹은 인물 간 대화로만 구성해 무엇보다 말맛을 살린 점 역시 지극히 트위터답다고나 할까. 더욱이 SF·판타지 장르에서 익히 보아온 장면에 대한 전복, 이를 현대 독자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위트와 풍자를 얹어낸 점 역시도 정통 SF·판타지 장르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이자 흥미로운 놀이처럼 보일 법하다. 각 작품은 우선 SF와 판타지 장르에 한 발 걸친 채 각각의 세계 구석구석을 헤집는다. 판타지 왕국의 세금징수원들은 세금을 포탈하려 안간힘을 쓰는 온갖 이종족들의 불법과 편법에 대응하고자 정교하게 분업화해 분투 중이다. 여기 그간 지엄한 존재로 군림했던 드래곤이라고 납세의 의무에서 예외일 수 없다. 또 던전 탐사대의 모험보다는 생활형 고충에 방점을 찍는가 하면, 흔히 회귀자라 불리는 이들의 ‘무한 루프’ 서사가 아닌 운명을 넘어선 혁명에 더 관심이 있다. 미래인이 바라본 우리 현대 문명의 잔재를 교묘히 묘사하더니, 이는 어느덧 신화 세계가 도래한 먼 미래로 이양되면서 기계들이 창조주인 인류를 지향하고 이를 요정과 신선이 보조하는 기이한 신세계와 병치된다. 나아가 차원 간 문이 열리면서 서로 왕래하고 때로는 차원끼리 아예 전쟁을 벌이면서 이 모든 이야기를 기어이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 안으로 끌어들이는 듯 보이기도 한다. 세금 징수를 피해 금을 숨기려던 드래곤은 우주로 나가 머나먼 행성을 비밀 금고로 삼고, 인간에게 핍박받던 뱀파이어들 또한 먼 우주에서 새로운 일터를 얻는다. 마치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 각 작품들은 서로에게 은근한 발판이 되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덕분에 던전이 인류에게 완전히 정복된 판타지 세계가 하나의 차원을 이루는 가운데, 인류가 육체를 버리고 전자 세계로 터전을 옮긴 미래와, 아예 신인류가 새로운 주인으로 떠오른 지구, 우리의 현실 세계가 단지 게임 속 편린에 지나지 않는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묘사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의 안팎을 이루는 듯한 모양새다. 그렇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재치와 위트로만 제련한 것은 절대 아니다. 죽음도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는 탄식을 여러 방식으로 구체화함으로써 허울뿐인 공정과 상식의 기치를 겨냥하기도 하고, ‘개천의 용’이나 ‘전쟁의 신’ 같은 상투구를 역전해 공고해진 착취 구조를 은유하고 풍자한다. 당연히 마르크스의 저작에 영향을 받아 봉기한 판타지 세계에서의 공산주의 혁명 역시도 단순히 신묘한 발상에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 단편도 아닌 초단편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짧은 분량임에도 끝난 듯 끝나지 않고 새로이 발아하는 온갖 세계들은 그렇게 느슨한 틀 안에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의 형식 역시 다양한 서사 못지않게 자유롭다. 서간문, 인터뷰, 문자 메시지, 이메일, 보고서, 자동 기록 로그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결코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건 바로 이런 유연함 때문일 것이다. 이는 SF·판타지 장르 주변부에 흡사 소품처럼 자리하면서도 결국 장르의 핵심을 파고드는 작품의 태도와도 그대로 상통한다. 그야말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이 아닌 촌철활인(寸鐵活人) 소설이다. -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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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2024 Edition)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가 지니는 독보적인 장점 10년 동안 전문가와 독자의 신뢰를 한몸에 받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101가지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업계를 리드하는 기업의 구조와 핵심가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리더와 예비 스타트업 경영자, 그리고 대학에서 관련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이 책을 필독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눈여겨볼 만한 101가지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의 성공 모델만이 아니라 미래를 이끌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 했고, 때문에 기존에 잘 알려진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새롭거나 창의적인 사례를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해 어려운 경영 중심의 내용보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했다. 101가지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기업의 실제 사례와 더불어 쉽게 풀어쓴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의 1장은 개인, 기업 그리고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출발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이 출현한 이유란 개인이 시장에서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조달하는 것보다 기업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기업의 출현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2장에서는 효율성의 관점을 더욱 자세히 분류해 이를 가치사슬의 통합형, 세분형, 재정의형의 모델로 나누어본다. 3장에서는 플랫폼에 관한 논의를 더욱 심화해 정보 흐름의 방향, 플랫폼 거래유형별, 제공가치 유형별, 정보의 선택방법, 수익공식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기업의 존재 이유가 단순히 효율성 증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를 기여하고 보완하는 데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진 몇몇 기업에 대해 살펴본다. 덧붙여 101가지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하면서 비슷한 종류의 사업 모델이 있을 경우 가능한 한 지면을 할애하여 각 비즈니스 모델 간 차이점을 비교했다. 각 장에서는 다음의 4가지 요인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했다. 첫째, ‘핵심가치’(Customer Value Proposition)는 고객이 누구인지, 어떠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 혹은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는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객에게 제공해 편익을 증대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각 비즈니스 모델은 구체적인 사례 기업의 예를 들어 설명하도록 노력했다. 둘째, ‘수익공식’(Profit Formula)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매출을 발생시키는지, 원가의 구조와 마진폭은 어떠한지, 원하는 매출의 규모를 달성하기 위해 재고, 납기, 자산회전 등의 기업활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셋째, ‘핵심자원’(Key Resources)은 비즈니스 모델을 전개할 경우 수익성을 위해 어떠한 핵심적인 자원들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사람, 기술, 특허, 채널, 파트너십, 제휴, 브랜드 등 기업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의 모든 자원을 포괄한다. 넷째, ‘핵심프로세스’(Key Process)는 기업이 이와 같은 사업 모델을 실제 실행할 때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책들을 열거한다. 이는 사업 모델이 반복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갖출 정도의 규모가 되기 위해 필요한 행동양식, 규범, 마케팅 방법, 채널관리, 생산공정, 평가요소, 사내 관행, 문화 등의 프로세스 전반을 일컫는다. 새로운 기업,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트렌드로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된 2024 에디션! 미래를 지배할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가장 핫한, 가장 트렌디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 모델 101가지 요즈음의 기업 환경은 성장 일변도의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창업가들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 달성의 가능성을 보여주길 요구받고 있다. 물론 시작 단계 기업이 바로 BEP를 내기는 쉽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존 가능한 규모를 만들기 위해 초반의 적자는 당연한 필수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조차 비즈니스 모델은 더욱 중요하다. 이전과 달리 기업 초기 단계부터, 미래에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잠재력을 입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요청이 더욱 거세기 때문이다. 이는 훗날 제대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초반의 의미 있는 수익 메커니즘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고객을 공략할 때부터 수익 모델을 테스트하고,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고 가설을 검증해, 실제 숫자를 가지고 펀딩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온다는 뜻이다. 이번 개정판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수익 모델이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데 중점을 두었다. 63개의 새로운 기업을 추가해 지금까지 출간된 세 번의 개정판 중 가장 전면적인 개정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다. 한층 가속화된 트렌드의 변화 속도에 적절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바이블이 되어줄 것이다. | 더욱 강력해진 2024 에디션의 핵심 포인트 | 1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대대적 교체와 보완 급속하게 변화한 기업 환경과 시장 상황에 맞추어 63개의 새로운 기업을 업데이트, 지금까지 개정판 중 가장 전면적인 개정을 거친 에디션이다. 2 새로운 수익공식 추가 기존의 수익공식에 더해 프랜차이즈, 차익거래형과 같은 새로운 수익공식들이 추가되었다. 3 방대한 외국 기업들의 사례 보강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수익공식과 혹한기를 살아남은 비즈니스 모델 콘셉트를 소개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4 인간 본성의 가치에 충실한 근본적인 내용 제공가치의 경우 ‘재미’라는 내용을 추가하였으며, 이를 위해 새로운 기술 진보와 함께 부각되는 플레이투언P2E, 무브투언M2E 등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했다. 5 수백 년간 지속된 영속 기업의 사례들 새로운 신생 기업뿐 아니라 수백 년을 지속한 영속 기업에 대한 사례도 추가되었다. 파버카스텔, 몰스킨 등의 사례를 추가함으로써 단순히 현재를 살아남은 것을 넘어 더 크고 영속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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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다바스 박스이론
「월가의 영웅들」 시리즈 03: 거장의 명작을 가장 완전하게 만나다 초판본 무삭제 완역 박스이론의 창시자 《타임》 《배런스》 강력 추천 도서 가장 완전한 투자고전 시리즈 ‘월가의 영웅들’ 세 번째 도서 『니콜라스 다바스 박스이론』이 출간됐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40만 부가 팔렸던 『나는 주식투자로 250만불을 벌었다』의 후속작이며, 특히 이 책은 중고시장에서 최고 16만 원까지 판매되는 『어메이징 박스이론』을 복간한 책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의 본질을 꿰뚫고 나서 니콜라스 다바스는 자신만의 투자 원칙과 박스이론을 만들었고, 그만의 투자 원칙으로 성공했다. 박스이론의 성공담을 담은 첫 책과 달리 이 책에는 다바스만의 시장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과 함께 개인 투자자로서 기관이나 세력, 공매도에 흔들리지 않고 성공하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그의 비법을 통해 독자들은 성공투자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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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아무도 주눅들지 않고, 누구도 초라하지 않은 다정과 환대의 세계” 가장 아픈 곳을 아물게 하는 작가 정여울 신작 문학과 심리, 여행을 넘나들며 수많은 독자들의 삶과 마음을 위로해온 정여울 작가에게 최근 유난히 이렇게 묻는 독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작가님,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희망을 잃지 않고 오뚝이처럼 살고 싶지만, 누구나 완전히 무너지는 날들이 있다. 내가 발 딛고 있던 바닥이 꺼지고, 내 존재를 투명인간처럼 보는 사람들에게 영혼이 갉아 먹히는 것만 같은 날들이 있다. 이 책은 삶의 가장 힘겨운 시간을 건너가고 있는 이들, 매일 들이닥치는 상처와 트라우마로 인해 쉴 곳을 잃은 이들에게 정여울이 선사하는 다정과 환대의 세계다. 우리들 중 대부분은 사람에게 상처받았을지라도 완벽한 고독이나 아무도 없는 아지트 속으로 숨어들 수가 없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계속 살아가고 버텨내야만 한다. 그러므로 사람을 지긋지긋해하고, 증오하는 것은 결국 나의 일상을 더 비좁고 외롭게 하는 일과 같다. 정여울 작가는 단 한 사람의 친절과 다정, 환대의 마음이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구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난날 심하게 상처받고 모욕받은 사람이야말로 상처받은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보는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당신에게는 친구의 성공을 순도 100퍼센트로 축하하고, 조금도 질투하거나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지인이 있는가? 혹은 누군가에게 당신은 그런 친구인가? 당신은 가족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기꺼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또 당신은 서른 살 정도의 차이가 나는 사람과도 편견 없이 우정을 나눌 수 있는가? 무엇보다 당신에게는 ‘계산하지 않을 용기, 주목받지 않을 용기’가 있는가? 이 책은 정여울 작가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가장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환대의 순간, 그리고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고 아물게 하는 사람의 온기와 다정을 모은 에세이이다. 팬데믹 이후 제가 매일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고 있는가. 무슨 힘으로 이 기나긴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내가 가진 가장 밝고 찬란하고 해맑은 사랑의 힘으로, 나는 매일의 고통을 버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날 내 곁의 소중한 이에게 꼭 남기고 싶은, 그렇게 가장 좋은 것만을 소중한 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의 꿈은 당신의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모를지라도 당신을 무조건 환대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이 못 말리게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삶 자체를 두 팔 벌려 기쁘게 환대하는 것입니다. _프롤로그에서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우리 아직은 괜찮다고 느끼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팬데믹의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어떤 이들은 참고 참다가 마침내 인내심을 잃어버렸다. 세상엔 점점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듯하고, 사람들은 끝없이 경계를 가르고 서로를 경계한다. 하지만 정여울 작가는 타인 혹은 나와 다른 집단에 라벨을 붙여 왕따시키는 사람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다름과 독특함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마치 겁에 질린 듯 사람을 내친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와 비슷한 부류에 다정해지기는 쉽다. 그러나 나와 다른 것,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을 환대하고 보살피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의 1부 ‘따스하고 복잡하며 구슬픈 당신에게’에서는 우리 내면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감정들을 짚어보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무너진 마음을 일으킬 만한 조각들을 찾는다. 아마도 우리가 가장 환대하기 어려운 존재는 가족과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노부모와 크게 다투고 돌아서는 길, 왜 내 부모는 내 마음 같지 않을까 원망스러워지고 괴로울 때 그가 선택한 하나의 길은 마음을 울린다. 또한 32년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더없이 다정했던 벗이자 스승 황광수 선생이 돌아가신 뒤, 길을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뚝뚝 눈물을 떨구며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의 마음을 열어주었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영영 잃어버렸거나 스스로 망쳐버렸다고 느낄 때, 우리를 늪에서 건져낼 이야기가 여기 있다. 2부 ‘가장 아픈 시간은 끝났다’는 인생에서 우리를 수시로 주저앉히는 지나간 시절의 상처와 트라우마로부터 나 자신을 토닥이는 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정여울 작가는 이 에세이의 원고를 넘기며 편집자에게 ‘에세이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마음 바닥에 눌러둔 내밀한 상처를 먼저 열어 보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보살피는 에세이의 끝’으로 점차 나아간다. 학생이 아닌 선생으로부터 먼저 따돌림을 바랐던 어린 시절의 충격, 부모의 큰 기대를 배신할 수 없어 괴로워했던 모범생의 힘겨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모욕과 차별, 지금까지도 수많은 역할과 책임 중 그 무엇도 쉽게 거절하거나 내려놓지 못하고 스스로를 온 힘을 다해 지탱하며 하루하루 위태롭게 버텨내고 있는 과로의 나날들에 대하여. 그러나 상처를 스승으로 여기는 정여울 작가는 알고 있다. 그 어떤 아픈 시간도 결국은 ‘끝’이 있음을. 그리고 상처와 아픔을 비정상적이고 불행한 상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처와 트라우마가 폭풍처럼 지나간 뒤의 어느 안온한 날에 잠시 미소 지으며, 행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결국 삶의 진실에 가닿는 길임을 그는 써내려간다. 그림자를 품어 안는 삶의 아름다움은 ‘빛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겸허함’에서 시작된다.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팬데믹의 기나긴 터널을 뚫고 마침내 2년 만에 첫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한 배우가 이렇게 말했다. “더이상 이 무대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평소에는 매일매일 출연할 수 있었던 바로 그 무대가 때로는 지긋지긋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아무리 서고 싶어도 결코 무대 위에 설 수 없었던 2년’이 그들에게 무대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었던 것이다. 우리의 행복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 그림자를 극복해낸 사람만이 빛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때로는 당신의 그림자가 당신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당신의 콤플렉스, 트라우마, 슬픈 기억이 인생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끝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그림자를 품어안는 용기, 그림자를 극복하는 희망, 그림자로 인해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의 사랑이다. (148쪽, 「그림자로 인해 더욱 아름다운 빛」 중에서) “세상이 날 받아주지 않더라도, 이것만 있다면 괜찮아요. 모든 날이 끝내 괜찮답니다.” 3부 ‘우리가 서로를 돌볼 수만 있다면’에서 그는 팬데믹의 시대를 지나며 우리에게 새삼 소중해진 것들, 그리고 비대면으로도 주고받을 수 있는 연결의 감각들에 대해 말한다. 그는 어느 날 학원도 안 가고 게임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조카를 보며 자신은 한 번도 내어보지 못한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OTT 드라마들 가운데서도 자신이 사로잡히는 어떤 주제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리줌(resume),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제2의 인생을 열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인류의 스토리텔링이다. 꿈과 희망이 다 무너져버린 것 같은 곳에서도 인간은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192쪽)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돌보고 환대할 수 있다. 4부 ‘사랑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에서는 인문, 심리, 여행, 문학, 평론 등의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글쟁이답게 영화와 드라마, 고전 문학작품과 최신간 베스트셀러를 오가며 아무리 힘겨운 순간에도 우리에게 미소를 잃지 않게 하는 온기를 지닌 작품과 사람들을 벗 삼아 어려운 날을 지나가는 법을 일러준다. 준열한 르포작품으로 알려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사실은 커다란 ‘듣는 귀’로 독자들의 마음을 여는 인류애로 가득한 작가임을 소개하고, 바로 그 ‘듣는 귀’가 환대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한 무명작가가 머나먼 타국의 책방 주인과 거래하며 나누기 시작한 편지가 국경을 초월하는 우정으로 이어진 기록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언급하면서는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친구를, 혹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까지도 영원히 사랑하는 법”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그저 이미 쓰인 사랑과 환대의 이야기들을 읽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서사를 기록함으로써 ‘글쓰는 사람’으로, 자신의 삶과 상처를 돌보고 살피는 사람으로 살 것을 제안한다. 정여울의 문장은 그렇게 읽는 사람을 쓰는 사람으로 만든다. “친절하라. 당신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으니.” 이 책에서는 정여울 작가와 오랫동안 책작업뿐만 아니라 삶을 함께한 동반자 사진작가 이승원의 사진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책 앞부분에서는 온전히 흑백사진이 흘러가다가 맨 마지막에 이르러 돌연 창문이 열려 햇살이 쏟아져들어오듯 찬란한 빛깔의 컬러사진들이 빛을 뿜는다. 마치 흑백사진처럼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듯한 날들에도 미소와 발견,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몸짓과 표정이 있고, 컬러사진 같은 행복은 인생이나 책 전체로 따져보면 몇 페이지 안 될지 모르나,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언제 어디서 왜 찍었느냐가 중요한 사진이 아니라, 언제여도 좋고 어디여도 좋은 한순간이 만들어낸 사람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어여쁜 얼굴과 모습들을 포착한 이 사진들 또한 큰 주제는 ‘다정과 환대’일 것이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여기저기 닳고 긁히며 마음의 여유를 잃어간다. 그러나 지독한 슬픔과 분노가 우리를 덮칠 때에도 정여울 작가는 증오와 복수로 그에 응답할 것이 아니라, 그 슬픔과 분노를 나에게 안긴 이의 마음과 고뇌를 응시하는 노력과 용기를 주문한다. 왜냐하면 나를 박대하고 비난하는 그 사람도 나만큼이나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을 것이기에. 증오와 편견, 혐오와 갈라치기의 시대, 결국 우리를 구원하고 보듬는 것은 단 한 사람의 다정과 이해, 환대이다. 슬픔과 분노가 가슴 저 밑바닥부터 마그마처럼 끓어오를 때,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친절하라. 당신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으니.(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플라톤의 문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출처가 확실치는 않다. 특히 너무 화가 나서 타인에게 미소 지을 마음의 여유 자체가 깡그리 사라져버릴 때, 이 문장을 가만히 되뇌며 스스로를 토닥인다. 나에게 상처 준 바로 그 사람도 오늘, 아니 평생 쉴새없이, 자기 나름의 힘겨운 전투를 치러왔을 거라고. 나를 비난하고 박대하며 증오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그 문장을 내 식으로 바꾸어 스스로를 토닥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자.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은 내게 드러낸 저 적개심보다 천배는 더 쓰라린 남모를 고통을 견뎠겠지. 이 문장과 쌍둥이처럼 닮은 문장을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만났다. “낯선 사람을 박대하지 말라. 어쩌면 그는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부디 온 세상이 증오와 편견으로 가득차 있을지라도, 우리 가 타인을 아무 조건 없이 반가이 맞아줄 수 있는 따스한 미소만은 잃지 않기를. (41~42쪽, 「내게는 결코 친절하지 않은 당신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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