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book

  • 신간도서
  • 구분선
  • MK평점
  • 구분선
  • 북 뉴스
  • 구분선
  • 이벤트
  • 구분선
  • My book list
  • 구분선
  • Ranking list
  • 매경출판
  • 구분선
  • 독서클럽
  • 구분선
  • 북다이제스트
도서 상세
분야별신간 이미지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세사르 바예호 지음고혜선 옮김다산책방

352p14,000원

구매

책 소개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습니다.
아주 아픈 날.”

파블로 네루다의 친구지만 다른 길을 갔던 시인,
체 게바라가 가장 많이 필사한 시인 세사르 바예호!

46세에 세상을 떠난 페루 시인 세사르 바예호가 남긴 시는 많지 않다. 생전에 출간된 시집으로 [검은 전령](1919)과 [트릴세](1922), 사후에 출간된 시집으로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와 [인간의 노래](1939)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가 세계문학사에 남긴 궤적은 너무도 뚜렷해서 아르헨티나의 보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와 더불어 20세기 중남미를 비롯한 세계 문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파블로 네루다와는 동시대 파리를 무대로 활동한 중남미 시단의 거장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살아 있을 때부터 누가 더 훌륭한 시인인가 하는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후에 네루다는 바예호를 기리는 시 두 편을 써서 둘을 비교하는 이들을 맹렬히 비난하고, 바예호를 가리켜 “하늘과 땅,/삶과 죽음에서/두 번이나 버림받은/내 형제”라고 노래했다. 미국의 시인이자 신부 토머스 머튼은 바예호를 가리켜 “단테 이후 가장 위대한 우리 모두의 시인”이라 했고, 영국 시인 마틴 시모어-스미스는 “모든 언어를 통틀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정현종, 민용태, 문정희, 최승호, 김소연, 한강, 심보선, 진은영, 김선우, 임솔아, 정혜윤, 이현우, 김한민 등 세대를 막론한 국내 유명 작가들도 바예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바 있다.

바예호 시집을 기다려온,
시를 사랑하고, 새로운 시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책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세사르 바예호는 국내 독자들에게 아직까지 낯선 시인으로 남아 있다. 국내에 그를 소개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학술대회나 논문 같은 학문적인 접근은 바예호를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고, 다른 중남미 시인들의 작품과 함께 단편적으로 소개된 시는 중역이거나 너무 적어 진면목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바예호의 시를 원전 번역하여 엮은 시선집이 두 차례 출간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오래전에 절판된 상태다. 그중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고혜선 역, 문학과지성사, 1998)는 평균 중고가가 출간 당시 책값의 10배인 7만 원을 웃돌아 바예호 시집을 구하고 싶은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 시선집은 고혜선 번역가가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에 수록된 시들을 부분적으로 다듬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시들을 추가로 번역한 책이다. 미수록 시에서 4편,[검은 전령]에서 43편, [트릴세]에서 36편, [인간의 노래]에서 24편을 엄선하고,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 15편 전체를 번역해 총 122편의 시를 수록했다. 특히 조지 오웰, 어니스트 헤밍웨이, 생텍쥐페리, 앙드레 말로, 파블로 네루다, 시몬 베유 등 수많은 지식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식인들의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스페인 내전을 생생히 그려낸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가 완역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고혜선 번역가는 바예호 시의 보편적 울림이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안데스 지역 스페인어의 특징이나 중남미 문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꼼꼼히 주석을 달았다. 근 20년 만에 재출간되는 이번 시선집은 그동안 바예호 시선집을 기다려온 열혈독자들에게는 물론 새로운 시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에게도 가뭄의 단비 같은 책이 될 것이다.

“한때 인생이 아주 싫었던 날에
나는 바예호를 읽으며 버텼다.”

고통 앞에 선 인간의 맨얼굴로
연민과 희망을 노래한 세사르 바예호

“우리는 대부분의 예술에 넌더리가 난다. 바예호는 예술가로서 쓰지 않는다. 그는 한 인간으로 쓴다.”
- 찰스 부코스키 / 미국 시인, 소설가

세사르 바예호의 시에서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것은 삶에 대한 비극적 시각으로, 이것은 시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학업을 위해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떠나 살았던 고아 아닌 고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죄수, 체포의 두려움 속에서 파리로 향한 도망자, 평생을 따라다닌 가난으로 고통받으며 병마와 싸운 환자였다. 이처럼 늘 가난하고 병약한 그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지 않은 파블로 네루다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금 나는 이유 없이 아픕니다. 나의 아픔은 너무나 깊은 것이어서 원인도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원인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그 원인이 아닙니다만 어느 것도 원인이 아닌 것 또한 없습니다.”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중에서)

희망에 대해 말하겠다는 제목과 달리 이 시는 시종일관 ‘고통’에 대해 말한다. 그럼으로써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희망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라는 희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미화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내 말 뒤에 숨어 있는/혀에 한 방을 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내 몸의 뼈 주인은 내가 아니다./어쩌면, 훔친 건지도 모른다./아니면 다른 이에게 할당된 것을/빼앗은 건지도 모른다./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나 대신에 다른 가난한 이가 이 커피를 마시련만.”([일용할 양식]) 하고 말하며 죄의식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는 신이/아픈 날 태어났습니다./아주 아픈 날.”([같은 이야기])이라는 말로 고통스러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를 원망하고, “항상 안온했던 당신은, 그러나, 인간의/고통에 대해 관심조차 없습니다. 당신은 멀리 계십니다.”([영원한 주사위])라며 신을 향해서도 서운함을 토로한다.
바예호는 자신의 고통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신에게서 내쳐진 인간,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느낀다. “문이란 문은 모두 두드려/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안부를 묻고 싶다. 그리고/소리 없이 울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돌아보고/모두에게 갓 구운 빵 조각을 주고 싶다.”([일용할 양식])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하고, “넘어져서 아직 울고 있는 아이가 사랑받기를./넘어졌는데도 울지 않는 어른이 사랑받기를.”([두 별 사이에서 부딪치다]) 기원한다. 초기작부터 말년의 시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담겨 있는 이 ‘인간에 대한 연민과 희망’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시를 잊지 못하는 가장 단순하고 인간적인 이유다.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그러나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
그저 하는 일이라곤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음습한 포유동물, 빗질할 줄 아는
존재라고
공평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볼 때...
(...)
인간이 때로 생각에 잠겨
울고 싶어하며, 자신을 하나의 물건처럼
쉽사리 내팽개치고,
훌륭한 목수도 되고, 땀 흘리고, 죽이고,
그러고도 노래하고, 밥 먹고, 단추 채운다는 것을
어렵잖게 이해한다고 할 때...
(...)
내가 사랑함을 알고,
사랑하기에 미워하는데도,
인간은 내게 무관심하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할 때...

인간의 모든 서류를 살펴볼 때,
아주 조그맣게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서류까지
안경을 써가며 볼 때...

손짓을 하자 내게
온다.
나는 감동에 겨워 그를 얼싸안는다.
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감동에 겨울 뿐...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중에서)

전투가 끝나고,
한 사람이 죽은 전사에게 다가옵니다.
“죽지 마!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러나 죽는 사람은 그냥 죽어갑니다.

두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우리 두고 가지 마! 힘 내! 다시 살아나!”
그러나 죽는 사람은 그냥 죽어갑니다.

스물, 백, 천, 오십만의 사람들이 와서 절규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랑도 죽음 앞에서는 소용이 없구나!”
그러나 죽는 사람은 그냥 죽어갑니다.

수백만 명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애원했습니다.
“형제여, 여기 있어줘!”
그러나 죽는 사람은 그냥 죽어갑니다.

그러자 전 세계 만민이 몰려와 그를 에워쌌습니다.
감동을 받은 슬픈 시신은 그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
맨 처음에 온 사람을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걸어갔습니다.
(‘XII. 대중’ 중에서)
저자소개
세사르 바예호
1892년 페루의 광산촌 산티아고 데 추코에서 인디오와 메스티소의 혼혈로 태어났다. 1915년 대학을 졸업하며 신문과 잡지에 시를 기고하기 시작했다. 1919년 첫 시집 『검은 전령』을 발표했고, 1920년의 정치적 긴장 상태에서 방화범으로 오인되어 체포, 3개월여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대표작 『트릴세』를 완성해 1922년 출간했다. 이듬해 파리로 이주했으나 소련을 방문하고 공산주의 신문에 기고한 것이 문제가 되어 1930년 추방, 스페인으로 갔다. 그해 희곡 『록 아웃』을, 이듬해에는 장편소설 『텅스텐』과 단편소설 「파코 융케 이야기」를 발표했다. 1932년 정식으로 영 주권을 획득하고 파리에 머무르며 희곡 『콜라초 형제』 『지친 돌』 등을 발표했다. 경제적 고통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1936년 스페인 내전이 발생하자 스페인을 두 차례 방문했다. 1938년 건강이 악화되어 파리에서 사망했다. 1939년 시집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와 『인간의 노래』가 출판되었다.
목차
책머리에 ― 바예호를 다시 소개하면서
감사의 말 ― 세사르 바예호와 한국 독자

[검은 전령]에 수록되지 않은 시들
죽은 종
죽은 형에게

[검은 전령]
검은 전령
성스러운 나뭇잎 추락
얼어붙은 뱃전
성탄 전야
아! 괴롭다
희미한 빛
버드나무
부재(不在)
타조
거미
순례행렬
좁은 관람석
……………………?
시인이 연인에게
여름
9월
배설
검은 잔
잘못된 시간
제국의 향수
원주민에게 바치는 3부작
도자기
오월
시골
먼 그대
아가페
거울 목소리
하나에 천 원이요
일용할 양식
절대적 존재
벌거벗은 진흙이 되어
패전
금지된 사랑
불행한 만찬
영원한 부부침대
영원한 주사위
지친 반지

마부
먼 걸음
나의 형 미겔에게
1월의 노래
같은 이야기

[트릴세]
I
II
III
V
VI
VII
VIII
IX
X
XI
XIII
XV
XVII
XVIII
XX
XXIII
XXV
XXVIII
XXX
XXXIII
XXXIV
XXXV
XXXVII
XLIV
XLVI
XLVIII
L
LI
LII
LV
LXI
LXV
LXVIII
LXXV
LXXVI
LXXVII

[트릴세] 초기 본에 수록되지 않은 시들
아에이오우의 아픔
트릴세

[인간의 노래]
좋은 의미
인생에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김빠진 술
“이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요”
나는 웃고 있습니다
흰 돌 위의 검은 돌
배고픈 사람의 수레바퀴
파리, 1936년 10월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없다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흙더미
오늘 나는 기분 좋게 행복하고 싶다
광부들이 광산에서 나와
눈이 아니라 안경을
두 별 사이에서 부딪치다
안녕을 추억하는 이별
어쩌면 나는 다른 존재일 수 있다
강도(强度)와 고도(高度)
한 사내가 한 여인을 보고 있다
한 사내가 빵을 어깨에 메고 간다
손뼉과 기타
그 육신으로 태어나 괴로운 영혼
산새들의 반대쪽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
I. 공화파 의병에게 바치는 노래
II. 전투
III
IV
V. 스페인의 죽음 이미지
VI. 빌바오 함락 후의 행진
VII
VIII
IX. 공화국의 한 영웅에게 바치는 연도(煉禱)
X. 테루엘 전장의 겨울
XI
XII. 대중
XIII. 두랑고 잔해에 바치는 장송의 북소리
XIV
XV.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

옮긴이 주
옮긴이 해설 ― 생에 대한 비극적 사고, 그러나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희망
세사르 바예호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