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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투스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지음정창 옮김들녘

832p1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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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빅투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포인트

하나. 카탈루냐는 왜?
이베리아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우리에게 바르셀로나 하면 명문 축구클럽 FC바르셀로나의 연고지부터 떠오른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중심 도시다. 그 팀과 상대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연고지 마드리드는 현재 에스파냐의 수도로서, [빅투스]에서 그곳은 카스티야인들이 새롭게 건설한 도시로 등장한다. 이베리아반도는 서쪽으로 포르투갈왕국, 가운데가 카스티야왕국, 그리고 동쪽의 지중해로 띠를 두른 카탈루냐왕국이 자리하고 있었다(그 위로 프랑스가 위치해 있다).
[빅투스]의 1인칭 화자가 말하기로, 에스파냐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세 개의 왕국은 가톨릭교를 신봉했으며, 그들은 각자의 왕조를, 고유한 언어를, 고유한 문화를, 고유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항상 으르렁거렸다.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의 정신은 서로가 달랐으며, 성인(聖人) 열전 외에는 공통적인 게 없었다. 카스티야는 천수답이고, 카탈루냐는 지중해였다. 카스티야는 귀족적이고 농지이며, 카탈루냐는 부르주아적이고 해상무역이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카스티야는 몇 명의 폭군이 나왔다는 것뿐이었다.”
(/ p.166)
양 왕국 사람들의 기질 차이를 화자는 다음과 같은 중세 설화로 설명한다.
“카스티야 공주가 카탈루냐 왕자와 결혼한다. 공주는 바르셀로나로 간다. 객지에서의 둘째 날에 어린 신부가 보초를 서는 하인에게 물 컵(그게 요강이었는지는 모르겠다.)을 달라고 하자 하인은 직접 찾아보라고 대답한다. 공주가 남편에게 하인이 안하무인이라며 매질을 요구한다. 공주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왕자는 어깨를 흠칫 들썩이며 이렇게 대답한다. “여보, 미안하지만 그대의 청은 들어줄 수 없어요.” 공주가 재차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지자 남편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한다. “여기 사람들은 카스티야와 달리 자유인이거든요.””
(/ p.167)
이어지는 설명을 들어보자.
“카스티야는 아메리카 정복으로 황금기를 누렸다. ......나중에는 나약해지고 혼수상태에 빠져들었다. ......카스티야의 그 유명한 인물 ‘이달고’들(하층귀족)은 극단적인 광기에 긍지를 갖고, 명예에 관심이 많고, 죽을 때까지 상대를 짓밟을 힘이 있지만 소소하면서 건설적인 것을 추진하는 데는 무능력하다. 그들에게 영웅적인 것은 우스꽝스러운 짓들을 벌이면서 잘났다고 우기는 아집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빛나는 과거를 향해 몸부림칠 뿐이다. 그들의 손은 오로지 무기를 쥐는 데만 쓸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더러워질 것이다. 그들은 인간이 다른 형태의 경험으로 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니 묵인하지 못하고 근면한 것을 혐오한다. 그들은 번영을 추구하지만, 그들의 품위 있는 개념이 오히려 그들의 왕실로 하여금 무방비인 대륙을 약탈하거나 비굴한 아첨질에 나서도록 재촉한다.
......그 잘난 카스티야 사람들에게 일을 하는 것은 불명예고, 반대로 카탈루냐 사람들에게 일을 안 하는 것은 불명예다. 아직도 내 귀에는 아버지가 열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내뱉던 말이 쟁쟁하다. “손바닥에 못이 안 박힌 자를 믿어선 안 된다.””
(/ p.170)
“1450년경에 두 왕국은 왕실 간의 혼인으로 왕좌를 통합했다. 하지만 양자의 통합은 누가 보더라도 나쁘게, 아주 나쁘게 끝장날 혼인 같았다. 내가 양자의 통합을 나쁜 혼인에 비유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결혼한 부부의 어긋난 결말과 무척이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양자의 통합을 카탈루냐 사람들은 서로가 동등한 호혜의 통합으로 대했지만, 카스티야는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적인 통합의 원칙을 망각했던 것이다.”
(/ p.167)
에스파냐 왕위계승전쟁은 통합 왕국 에스파냐의 얼빠진 왕 카를로스 2세가 사망하면서 촉발된다. 유럽의 강력한 라이벌 가문인 부르봉가(프랑스)와 합스부르크가(오스트리아)는 유럽의 세력권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각각 에스파냐의 황제 후계자를 지목하게 되고 이로부터 카탈루냐의 비극이 시작된다. 프랑스와 에스파냐가 연합군을, 오스트리아와 영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이 동맹군을 결성하고서 에스파냐 전역에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게 된다. 동맹국이 내세운 후계자 카를 6세가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1세의 뒤를 잇기 위해 비엔나로 떠나면서 동맹군은 와해되고, 카탈루냐는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연합군의 가공할 공격을 받다가 1714년 바르셀로나의 함락을 끝으로 왕위계승전이 막을 내린다. 이때 바르셀로나에 쏟아부은 연합군의 포탄이 3만여 발이었다는 기록으로 볼 때 바르셀로나인들이 겪었을 참상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9월 11일을 카탈루냐인들이 지금도 ‘카날루냐의 날’로 기념하는 것에서도 그들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둘. 정통 역사소설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시도.
[빅투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긴 다리 수비리아’가 공병인 것은 매우 특이한 점이다. 일반적으로 전쟁을 다루는 역사소설이 포병이나 기병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비하면, [빅투스]는 처음부터 이야기의 틀을 다른 각도에서 꾸려나갈 채비를 한 셈이다. 공중폭격이나 미사일 등에 의한 원거리 타격을 주공으로 하는 현대전과 달리, 성채를 둘러싼 대면전을 펼쳐야 했던 당시에는 공병의 참호 작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점에 주목하여, 피뇰은 요새전을 새로운 경지로 올려놓았다고 평가되는 보방과 쿠호른 등의 역사상 유명한 군사공학자들을 소설 속에 불러내어 판화풍 삽화를 곁들여가며 전투의 진행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해낸다.
이 소설의 역사적 자료인 [역사 이야기Narraciones histoicas]의 저자 카스텔비도 등장하는 가운데, 주인공 수비리아가 실존한 인물이었음이 소설 말미에 딸린 “[빅투스]의 역사적 근거에 대한 짤막한 노트”와 “등장인물_ [빅투스]의 안팎을 넘나드는 그들의 이야기”에 밝혀져 있다.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양군 지휘관들에 대한 묘사는 팩션이 저지르기 쉬운 자의적인 서술을 지양하고, 엄격한 사실(史實)에 준거했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은 공식적인 역사, 즉 승자나 힘 있는 자들의 일방적인 시각이 아니라 목숨밖에 내놓을 게 없는 민중들의 시각에 철저히 입각해 있다. 이때 자칫하면 무겁고 우울한 ‘한풀이’처럼 흐를 수 있는 서사 방식을 배제하고, 위트와 유머, 해학과 기지, 에스파냐의 전통 산문 장르인 피카레스카 소설 기법을 차용함으로써 새롭게 진화한 역사소설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전쟁의 잔혹함과 비통함, 사회 지도층의 무능함과 민중에 대한 배신, 양 진영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영웅과는 거리가 한참 먼 주인공의 행태를 통해 인간 희로애락의 감정을 유감없이 선사하는, 832쪽에 이르는 장편이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루할 틈이 없게 하는 소설이다.
저자소개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Albert Sanchez Pinol)
196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문화인류학자이자 작가이다. 아프리카의 독재자들을 그린 풍자 수필 [어릿광대와 괴물Pallassos imonstres](2000)로 호평을 받았다. 뛰어난 화술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첫 소설 [차가운 피부La Pell Freda](2002)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만 20만 부 이상 팔리며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작픔으로 ‘오호 비평상el Premio Ojo Critico’ 문학 부문상(2003)을 받았다. 두 번째 작 품인 [콩고의 판도라Pandora al Congo](2005)는 스릴러, 판타지, 리얼리즘 등 다양한 장르를 환상적인 이야기에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을 발표하고 피뇰은 스페인 문단의 대표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달에서 떨어진 사람들Tretze Tristos Trangols](2008)은 치밀한 구성과 밀도 높은 언어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소설집이다.
목차
제1부 왔노라 VENI
제2부 보았노라 VIDI
제3부 졌노라 VICTUS

[빅투스]의 역사적 근거에 대한 짤막한 노트
에스파냐 왕위계승전쟁 연대기
등장인물_ [빅투스]의 안팎을 넘나드는 그들의 이야기
옮긴이의 말_ 바르셀로나 1714년 9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