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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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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강동혁 옮김은행나무

15,000원

책 소개
한 예언이 불러일으킨 파멸적 비극
광기의 신화에 사로잡힌 인간의 처절한 운명론

우리 이야기를 생각하고 또 우리 모두가 가족으로서 함께 살았던 마지막 순간인 그날 아침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는-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아버지가 떠나지 않았기를, 그 전보 명령서를 받지 않았기를 바라게 된다. 그 편지가 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_14쪽

이야기는 형제들의 아버지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집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지자 통제에서 자유로워진 형제들은 ‘저주받은 강’으로 불리는 오미알라강에서 낚시를 하게 되고, 환시를 본다는 예언자 아불루와 마주친다. 아불루는 맏형 이켄나에게 “너는 어부의 손에 죽을 것이다”라고 예언한다. 지금껏 아불루의 예언은 틀린 적이 없었기에, 그 예언을 형제 중 하나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해석한 이켄나는 더없이 아끼던 동생들을 멀리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반항하며 급기야 가출까지 하게 된다. 이에 둘째인 보자는 더 이상 형의 횡포에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열한 살의 오벰베와 아홉 살의 벤저민은 형들의 싸움에 행여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떤다.

나는 둘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일이 있고 난 다음에는 모든 것이 예전과 달라지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 이런 느낌이 나를 사로잡자 내 정신은-먼지를 동심원으로 모아들이는 회오리바람처럼-광
기 어린 생각들로 뒤엉켜 미친 듯이 돌아갔다. 그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생각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 이상하고도 낯선 생각이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 _181-182쪽

가족들은 이켄나를 예전으로 돌려놓기 위해 진심으로 호소한다. 이켄나를 몰아붙이는 것은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이며, 그런 마음이 가족의 사랑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불루의 예언에 대한 이켄나의 확고한 믿음은 결국 벤저민의 예감을 현실로 만든다. 한 사람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과 복수를 낳고, 복수는 더 큰 비극을 불러오며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이야기는 예언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장치를 배치해 운명론적인 결말로 이끄는 한편, 그 방향을 개인의 의지로 바꿀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며 비극의 정점을 완성시킨다. 예언은 절대적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기에 가까운 믿음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러한 가능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만이 남는다. 이처럼 소설은 운명과 개인의 의지에 관해, 삶의 선택과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비극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비극을 부르는 증오와 두려움,
그리고 슬픔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

제게는 이 작품이 형제 간의 보편적 연대와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_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벤저민의 가족에게는 서로를 향한 유대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켄나는 예언을 듣기 전까지 어머니와 형제들을 끔찍이 위하는 형이었으며, 동생들은 그런 형을 맹목적일 정도로 믿고 따른다. 부모님 역시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며, 때로는 매질과 쓴소리로 꾸짖더라도 그 바탕에는 굳건한 사랑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가족애는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진다.작가는 형제애와 가족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어, 무엇이 이 감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사랑을 증오로 바꿔놓는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굳건한 세계를 깨뜨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증오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대체 무엇이 한 사람을 최악의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일까? 작가는 밀도 있는 문장으로 이러한 감정의 유동성을 섬세하게 직조해 독자들이 감정의 파고를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소설은 비극 가운데 조그만 희망을 남겨둔다. 수많은 격랑과 고통을 겪더라도 여전히 가족들의 사랑은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벤저민은 커다란 슬픔으로 인해 변해버린 가족의 형태 속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가족들은 한차례 풍랑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다시 그들의 보금자리를 세운다. 비극은 한 세상을 파괴할 수 있지만, 사랑 역시 슬픔과 증오를 잠재울 수 있다.
저자소개
치고지에 오비오마
Chigozie Obioma
1986년 나이지리아 아쿠레에서 태어났다. 키프로스, 터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해 미시간대학에서 문예 창작 MFA를 마치고 현재는 네브래스카-링컨 대학에서 문예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전 세계 27개국 언어로 판권이 계약된 데뷔소설 《어부들》은 파이낸셜타임스/오펜하이머재단의 ‘최근의 목소리 상’, NAACP 이미지 어워드의 신인작가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아트 사이덴바움 어워드의 데뷔소설상, 네브래스카 북 어워드 소설상을 받았고, 2015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로 ‘치누아 아체베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15년 〈포린 폴리시〉에서 선정한 ‘세계의 100대 사상가’로 지명되기도 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나이지리아 이보 신화의 현대적 변용인 두 번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로 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목차
1. 어부들 … 11
2. 강 … 25
3. 독수리 … 37
4. 비단뱀 … 58
5. 변신 … 84
6. 미친 사람 … 118
7. 매부리 … 129
8. 메뚜기들 … 169
9. 참새 … 188
10. 곰팡이 … 201
11. 거미들 … 226
12. 수색견 … 248
13. 거머리 … 266
14. 리바이어던 … 277
15. 올챙이 … 307
16. 수탉들 … 323
17. 나방 … 350
18. 왜가리들 … 363

감사의 말 …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