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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 지음안은미 옮김정은문고(신라애드)

240p1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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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엔도 슈사쿠의 첫 마음, 첫 이별 “검둥이만은 내 외로움을 알아줬어”
엔도 슈사쿠의 동물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한 마리 개와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렸을 때 중국 다롄에서 기른 만주견 ‘검둥이’. 아이에게도 부모한테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공부도 못하고 느릿느릿한 아이에게는 말론 표현할 수 없는 고민이나 슬픔이 있다. 소년 엔도 슈사쿠는 자주 검둥이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 집에 돌아가기 싫어”, “학교는 재미없어” 같은. 그러면 검둥이는 소년을 잠자코 바라봤다. 눈물이 맺힌 듯한 눈을 하고서. “어쩔 수 없잖아요? 이 세상은 참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엔도 슈사쿠는 말한다. 소년 소녀 시절, 부모나 형제 말고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상대는 그와 그녀의 개라고. 그에게 첫 이별을 알려준 이도 검둥이였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작별 인사도 변변히 못 한 채 검둥이와 헤어진 것에 대한 속죄의 마음은 엔도 슈사쿠 문학의 중요한 원점 가운데 하나다.

엔도 슈사쿠와 시바견 수컷 ‘먹보’

▶ 마구 똥을 싸고 속옷을 물어 와도 개를 향한 사랑은 멈추지 않으리
첫 개 검둥이 이후 엔도 슈사쿠는 우유 가게에서 끊어질 듯 꼬리를 흔들어대던 눈곱투성이의 잡종 강아지 ‘흰둥이’, 작가 친구한테 받은 혈통서 붙은 시바견 수컷 꼬맹이 ‘먹보’, 어느 날 집에 들어온 마치 단안경을 쓴 듯한 기묘한 얼굴의 들개 ‘선생’ 등 여러 종류의 개를 길렀다. 그만큼 이 책에는 개와 얽힌 추억담이 가득하다. 한 커피 브랜드 광고에 그와 함께 출연해 인격이 아닌 견격의 훌륭함으로 일본인을 홀딱 사로잡은 흰둥이와의 나날은 가슴 따뜻한 감동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또 무뚝뚝한 얼굴로 집에서 탈주해 밤놀이를 즐기거나 어딘가에서 여자 속옷을 주워 물고 돌아오거나 아무 데서나 볼일을 보는 등 늘 말썽을 피우던 먹보와의 나날은 요절복통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개가 폐를 끼친다고 해도 선천적으로 동물을 좋아하던 그는 개를 기르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심지어 죽는 순간, 그들의 눈동자가 생각나리라고 고백한다.

▶ 동물은 그냥 동물이 아니야, 인간을 멀리서 지켜주는 존재의 투영이야
소년의 ‘말벗’으로서의 개. 이 구도는 다른 동물의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다. 이 책에 수록된 그에게 반해버린 프랑스 리옹에서 만난 원숭이 이야기도, 대수술을 받은 자신을 대신해 죽은 구관조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동물은 언제나 엔도 슈사쿠의 말벗이자 이해자이자 인생의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친구였다. 말을 하지 못하는 만큼 한층 더 사랑스러웠고 세심하지도 못한 주제에 남의 일에 곧잘 참견하는 꺼림칙한 생물보단 훨씬 마음 편한 동반자였다. 기르던 십자매 한 마리가 병에 걸려 자신의 손 안에서 숨을 거둘 때, 엔도 슈사쿠는 십자매의 눈을 보며 십자가에서 숨을 거둔 예수의 눈을 떠올린다. 동료가 모두 죽고 한 마리만 살아남은 송사리를 바라보며 그는 자신의 처지와 같다고 느낀다. 그에게 있어 개나 작은 새, 너구리는 그저 동물이 아니었다. 인간을 감싸고 또 인간을 멀리서 지켜주는 존재의 작은 투영이었다.

▶ “그대여, 건강하게 자라주게나” 동물과 식물에게 사랑받는 법
엔도 슈사쿠는 동물은 물론 식물을 접할 때도 저마다의 속삭임을 듣기 위해 애썼다. 글쟁이 특유의 관찰 버릇과 소아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모든 자연을 궁금해했다. 삼각이나 사각이 아닌 둥근 둥지를 만드는 지혜를 어치는 어디에서 얻는 걸까, 꽃은 왜 아름다운 색과 향을 만들어내는 걸까, 왜 뱀이나 두꺼비는 디즈니에게 외면당할까, 동물이 그렇듯 식물도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걸까 등등. 그는 동물과 인간, 식물과 인간 사이에는 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공통 리듬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생물을 에워싼 생명의 세계에는 사랑과 죽음이라는 공통 리듬이 있어 식물도 동물도 본능적으로 반응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매일 식물에게 말을 걸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렴.” 상냥한 말을 물뿌리개에 담긴 물과 함께 받은 꽃이 한층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기대하면서.

너구리를 닮았다며
엔도 슈사쿠가 그린 자화상

▶ 전생은 비둘기, 다음 생에는 사슴. 다시 태어나서 뵙겠습니다
종교와 인간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다룬 소설과 달리 엔도 슈사쿠의 에세이는 그답지 않다고 느낄 만큼 가볍고 느긋하며 엉뚱하고 유머러스하다. “그와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얼토당토아니한 농담으로 가득했다. 그가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내일 전화해달라고 하길래 다음 날 전화했더니 가스 영업소였다.” 「마루코는 아홉 살」의 원작자 사쿠라 모모코가 자신의 글에다 썼듯 엔도 슈사쿠는 원래 유쾌하고 재치 있는 입담의 소유자였다. 이러한 그의 성향은 이 책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기르던 개가 새끼 고양이를 잘 보살피자 “저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길지도 몰라. 그러면 ‘야멍’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바탕 돈을 벌어야지. 놀면서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이야기하거나 판다의 교미를 적나라하게 보도하는 방송을 보고 “판다의 사생활을 지키는 모임을 만들자”고 술자리에서 한바탕 연설을 늘어놓는다. 그 절정은 인도에 갔다가 세계 제일이라고 자칭하는 점술가로부터 “내세에 사슴으로 태어난다”는 말을 들은 뒤 만약 훗날 나라공원에서 사슴이 된 자신을 만난다면 사슴 전병을 많이 던져달라고 독자에게 부탁하는 대목이다.
저자소개
엔도 슈사쿠
1923년 도쿄 출생. 게이오대학 문학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리옹대학에서 현대 가톨릭 문학을 공부했다. 폐결핵으로 인해 귀국한 뒤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해 1955년 [하얀 사람]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1966년 [침묵]으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 1978년 [예수의 생애]로 국제다그함마르셀드상, 1980년 [사무라이]로 노마문예상 등을 받는 한편 대다수의 작품이 전 세계에 번역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침묵]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종교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소설과 달리 에세이는 유쾌한 입담을 바탕으로 느긋하고 유머러스한 글을 썼는데, 이때 자신을 ‘늙은 여우와 너구리가 사는 초막’이란 뜻인 ‘고리안狐狸庵’을 내세워 ‘고리안 산인’ 또는 ‘고리안 선생’이라 불렀다. 1995년 일본 문화훈장을 수상한 그는 1996년 9월 폐렴에 의한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목차
Ⅰ 개는 인생의 짝꿍
오직 한 명의 말벗
검둥이와의 이별
개를 기르지 못하는 불행
개에게 배우다
개는 인간을 사랑한다
개는 주인의 병을 걱정해준다
속옷 도둑과 똥개
‘흰둥이’와 ‘먹보’와의 나날들
글자 쓰는 개의 슬픔
먹보야, 어디에 갔니?
이상한 개의 두 집 살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고양이는 흥미로워
아시나요? 고양이 집회
기특한 고양이 아내
가엾은 암고양이의 최후

Ⅲ 원숭이는 연인
새빨간 얼굴의 원숭이는……
원숭이의 로맨티시즘
원숭이가 나에게로 왔다
왠지 원숭이는 내게 반해버린다
원숭이와의 슬픈 추억

Ⅳ 내 전생은 너구리
당신은 여우형인가, 너구리형인가
너구리 일가
자화상: 너구리가 붙어 있는

Ⅴ 내 대신 죽은 구관조
구관조와 고독한 작가
수술 이후…… 구관조는?

Ⅵ 외로운 새들
소아적 호기심
작은 새의 눈
집오리는 날씨상담새

Ⅶ 삶을 채색하는 생물
왜 판다만 인기가 있을까
말이 깔볼 때
한 마리의 송사리
바이러스는 인류의 자기조절자
벌레의 웃음소리

Ⅷ 식물도 마음이 있다
시들었을 줄기에서
나무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
생명의 온기
식물의 신비한 힘

끝내며 내세에는 사슴이 되렵니다
후기 슈사쿠 문학의 원점, 동물 _ 가토 무네야
해설 동물은 남편의 형제였다 _ 엔도 준코
연보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