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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지배받는가

모기룡 지음반니

14,500원

책 소개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인지과학자가 발견한,
일상의 관계를 지배하는 권력 이해하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했던 마오쩌둥의 권력과
수많은 시청자를 거느린 유튜브 스타의 권력은 무엇이 다를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권력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이제껏 우리는 부정적 인식과 편견에 빠져 진정한 권력관계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
철학, 심리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통찰이 이 책에서 더욱 빛난다."
- 손영우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갑질이라 부르는 권력의 실체
[뉴욕타임스]는 2018년 4월 14일 자 기사에서 ‘갑질’을 ‘Gapjil’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서 ‘봉건 영주처럼 행동하는 상급자가 부하직원이나 하청업자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갑질’은 2010년 무렵부터 우리나라에서 갑이 을에 대해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로 유행어처럼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비속어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공식 용어가 되었다.
실제 갑을관계의 권력은 조직적 직급에 얽매여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권력관계가 유동적이라는 설명이 어려워보일지 모르지만, 한 코미디 프로그램을 예로 보면 쉽게 이해된다. [갑과 을]이라는 제목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식당 주인이 에어컨을 고치러 온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험한 말을 하면서 갑질을 하다가 잠시 뒤 그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그 식당에 밥을 먹으러 와서 식당 주인에게 거꾸로 험한 말로 갑질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은 같지만 에어컨 소비자와 서비스센터 직원 사이에 갑을관계가 있었고, 식당 손님과 주인 사이에 갑을관계가 상황과 시점에 따라 다르게 있었던 것이다.
현대 사회는 권력과 국가 고위직을 ‘떼어 내어’ 생각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단지 명시적인 ‘직급’이 아닌 권력 그 자체의 추상적 속성이 드러났다. 이제 우리는 명시적 직급이 권력과 같은 것이 아니라 권력의 특징에 맞는 어떤 추상적(능력적) 요소를 보고 그것을 ‘권력’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 인지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상적 권력
저자는 미디어의 새로운 트렌드인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이제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종류의 ‘권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인터넷 스트리밍(실시간 송출)을 통한 개인방송은 웹캠을 통한 실시간 방송으로 시청자와 동 시간대에 공감을 형성한다. 이미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스템이지만,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 발생한 새롭게 인지되는 ‘권력’은 어떤 모습일까?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권력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시청자 수 때문이다. 특히 시청자들의 자발적인 선택과 호감도가 그들의 권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폭력적 권력 역학이 인터넷 개인방송 업계에서 잘 관찰되는 이유는 기존 방송계의 권력 구도가 시청자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반면, 인터넷 스트리머는 혼자서 프로듀서, 방송국 운영, 매니지먼트, 심지어 언론사의 역할까지 모두 도맡다 보니, 권력의 양상이 쉽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스트리머들은 개인이 각자 자유롭게 활동하는 프리랜서다. 그래서 개인의 판단과 전략에 따라 움직이며, 자발성이 눈에 잘 보인다. 따라서 개인의 자발적인 욕구와 선택으로 인해 권력이 생길 수 있다. 자유롭고 등등한 상태에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스트리머의 능력 차이가 발생했으며, 스트리머 중 일부가 권력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권력관계를 강제로 맺게 만드는 폭력은 없었다. 권력을 가진 스트리머는 오히려 알릴 기회가 없어 소외당하는 신입 스트리머를 발굴하거나 자신과 친해지려는 스트리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다. 이처럼 권력은 ‘관계’이며, 특정인 사이 내에서 존재한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그 관계를 만들 수 있고, 자발적으로 을이 되는 새로운 권력 관계를 찾아낸 것이다.

▼ 수많은 갑과 을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권력 활용법
저자가 말하는 정상적 권력의 속성은 무엇일까? 첫 번째 을이 갑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권력은 소유자가 가진 내적 능력이나 물질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있다. 두 번째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능력을 갖춘 ‘그’가 타인에게 도움을 줄 마음이 있는가, 실제 도움을 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가 권력을 결정한다.
세 번째는 창조다. 즉 을의 몫을 빼앗아 갑의 것이 되는 게 아니다. 기존의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 기여도에 따라 배분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상향식이다. 아무리 A가 능력이 많고 타인에게 도움을 줄 의향을 가졌더라도 권력을 얻을지, 못 얻을지는 결국 B의 판단에 달려 있다. B가 자발적으로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상향식으로 A의 권력이 만들어진다. 다섯 번째는 결국 권력은 을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따라 상대방의 권력이 바뀐다는 말이 마치 마법처럼 들리지만, 아니다. 그것이 실제 현실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폭력적인 것, 상위자의 폭압으로 주로 생각해왔음을 지적하고 그러한 습성이 혹시 ‘폭력적 권력관계가 아닌 것까지 폭력적 권력관계로 착각’하게 만든 것은 아닐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갑)이 그 사실만으로, 폭력적 권력관계처럼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상적 권력관계에서 갑은 을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대에는 폭력적 권력관계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실제로는 협박, 강도, 납치, 감금 등 ‘범죄 상황’에서나 발견된다. 폭력적 권력이 아닌 정상적 권력관계에서는 구조적으로 갑질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혹 있더라도 갑이 그 보상을 해줘야 한다. 권력관계에서의 하위자는 자신이 얻는 이득이 있기 때문에 복종하며, 이는 일종의 ‘계산적’ 관계라고 말한다.
인간사회에서 권력은 사라질 수 없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상적 권력이 우리 사회에 안착하도록 제대로 권력을 인지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새로운 시각은 이런 우리들의 권력에 대한 시각을 올바로 잡아주는 단초가 될 것이라 믿는다.
저자소개
모기룡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인지과학자. 건국대학교 철학과, 커뮤니케이션학 석사를 거쳐 연세대학교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지과학자로서 철학, 심리학, 언어학, 인류학, 생물학, 뇌과학, IT 등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고 융합해 주로 마음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지은 책으로 《착한 사람들이 이긴다》(2013), 《왜 일류의 기업들은 인문학에 주목하는가》(2015), 《잃어버린 창의성을 찾아서》(2016), 《불과 물의 지혜》(2017)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인지과학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2018년 5월에는 한국연구재단에서 《나는 왜 지배받는가》의 주제에 관한 저자의 연구를 지원과제로 선정했다. 앞으로 ‘권력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융합 연구’의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매진하려 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일상의 권력을 말하다

1부 권력이란 무엇인가
1장 오래된 권력의 종말
2장 권력과 돈, 명예는 무엇이 다른가
3장 위계의 기원
4장 정치권력의 실체

2부 일상에서 발견하는 정상적 권력
5장 비폭력적 권력의 발견
6장 정상적 권력이란 무엇인가
7장 권력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원인
8장 정상적 권력의 속성

3부 일상에서의 권력 활용법
9장 우리가 권력을 바라는 이유
10장 을이 조절하는 권력
11장 착한 사람의 권력욕
맺는 말 - 인지과학의 새로운 시선으로 권력을 바라보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