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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

정형진 지음휘즈북스

336p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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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류의 원류는 어디일까?’
‘과거에 인류는 어떻게 이동하고 교류했을까?’
‘아프리카 대륙과 아시아는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각 대륙의 문화는 어떤 계기로 타문화권에 융합되었을까?’

현재의 세계 인류는 과거 동부아프리카를 출발한 소수가 몇 갈래로 갈라지고, 그 갈라진 줄기에서 문명의 중심을 이룬 집단이 또 다른 줄기를 이루며 세계로 확산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인류는 한 뿌리에서 자란 커다란 나무다. 그렇게 때문에 그 나무를 관조할 수 있어야 인류의 대륙간 이동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한반도에도 고아시아족이 살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저자는 파악한다. 그러나 신석기말 이후에는 새로운 주민들이 대륙에서 한반도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흐름에는 시차를 달리한 몇몇 그룹이 있다. 그들이 한반도라는 자루에 담기면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난 것은 삼국이 통합되면서부터다. 그래서 시차를 달리하며 한반도로 밀려들었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우리 공동체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물론 한반도에는 남방계 주민의 이주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청동기시대 이후 한반도를 주도한 사람들은 분명 북방에서 내려온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상고사는 이주사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그 이주의 흐름에는 크게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하나는 중원지역에서 중국 동북지역을 거쳐 한반도로 이주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서북지역의 가장 높은 산인 천산 주변과 그 너머의 세계에서 초원로를 타고 만주를 거쳐 한반도로 유입되는 길이였다. 시차를 달리하면 한반도로 들어왔던 주민들은 이주의 리듬을 타고 일본열도까지 이주했다.
이 책은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코드를 3부로 나누고 전체 36가지 이야기로 사례들을 다룬 것이다.

1부 ‘초원에서 불어온 바람’ 에서는 제목 그대로 한반도로 이주한 조상들 중에 초원에서 유목문화를 가지고 활동하던 사람들이 있음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물론 그 문화가 전파에 의한 측면도 있겠지만, 당사자들이 그 문화를 가지고 들어왔거나, 그들 조상의 문화와 관련성이 있는 초원문화를 쉽게 받아들였다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신라 김씨 왕족들이 가지고 있던 근친결혼 풍습은 넓게는 유목문화와 관련 있기도 하지만, 그 문화가 천산주변에 살던 사카족의 그것과 맥이 닿아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중고기의 고총고분에서 나온 토우장식항아리에는 수많은 토우들이 부착되어 있는데, 토우 중에는 성애장면을 다양하게 연출한 것들이 많다. 이는 당시에 신라인들이 상당히 개방적인 성문화를 가지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자유로운 성애 장면을 담은 천산 주변의 사카족의 암각화가 그러한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문무왕의 출생담과 관련된 전설이 페르시아를 창업한 키루스의 탄생신화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점에 저자는 주목하며, 천산주변에 전해졌던 이야기가 신라왕실의 조상들의 이주와 함께 전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고구려 각저총에 보이는 심목고비한 인물을 그냥 고구려인이라고 파악한다. 역사책에 등장하는 동호계 고구려인은 초원의 서쪽에서 동으로 이주한 호(胡)인의 후예라고 파악한다.

경주에 가면 분지의 중앙에 나지막한 산 즉, 낭산은 이리산이다. 경주의 진산이기도 한 이 산이 낭산으로 불린 데서도, 신라 김씨 왕족들의 의식 속의 초원문화가 배어 있다는 것. 투르크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늑대가 저승길을 안내한다고 생각했다. 중국 동북지역의 바다를 이르는 명칭인 발해는 부여족이 그곳으로 들어와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이름으로, 바로 ‘부여인의 바다’였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고구려가 멸망하고 그 유민이 세운 나라인 발해는 부여의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부여의 왕족도 천산을 넘어 동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금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듯이 신라시대에 서역문화가 경주로 들어왔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실크로드의 종착점인 서라벌에는 국제도시라 할 만큼 서역의 문물과 문화가 넘쳐났다. 1부 전체 내용으로 보아 대륙에서 신라로 들어온 사람들 중에는 북방 초원문화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김씨왕족이 그들이다. 그들을 [신·구당서]에서 ‘변한’이라고 칭했던 것도 그들이 북방 초원지대에서 고깔모자를 쓰는 풍습을 가졌던 사카족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2부 ‘동남쪽 그림자에 서북의 자취가’ 에서는 신라로 들어온 문화흔적들을 살펴보면 그것이 중국 중원과 만주에서 펼쳐졌던 문화들이 이동했다는 것을 사실을 확인한다. 실제로 최근의 유전자 검사를 통한 뿌리 추적 연구에서는 북방 초원에서 들어온 사람들 보다 중국 중북부 지역의 농경문화지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대중들이 민족의 뿌리에 관한 역사서로 인식하고 있는 [부도지]도 조상들의 역사궤적을 기술하면서 중국 중원을 돌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1부에서 초원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었다면, 2부는 농경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었다. 예를 들면, ‘박혁거세 신화 새로 읽기’에서는 혁거세의 탄생신화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신화는 중원의 농경문화와 관련 있는 신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북방 유목문화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혁거세 신화를 설명할 수 있는 암각화가 내몽골과 시베리아 암각화에 그려져 있다.

또한 저자는 여기서 단군신화의 승자로 등장하는 곰 토템신앙이 사라지고 호랑이 산신이 한반도에서 우세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호랑이가 단군의 어머니, 즉 한민족의 국모가 아님을 설명했다. 그리고 사로국을 창업한 박씨 가문에 곰 신앙이 전해지는 가운데, 천일창을 통해 일본으로 그 신앙이 전파되었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박씨 가문이 단군왕검사회의 문화를 계승한 집단임과 동시에 단군왕검사회 이후 역사에 등장하는 진인(辰人)계 문화의 계승자였다는 점을 곰신앙을 통해서도 확인한다. 또한 저자는 단군시대의 주 종교가 무엇일까를 다루었다. 그 대답은 곰신앙도, 호랑이 신앙도 아닌, 바로 칠성신앙임을 밝힌다. 저자는 여러 각도에서 왜 칠성신앙이 한민족의 주 신앙인지를 해명했다. 그리고 여기서 금척전설을 통해서 그가 단군왕검사회의 문화를 계승한 제정일치 사제왕이었다는 것도 밝힌다. 금척에 관한 이야기는 [부도지]에도 전하는데, 김시습은 [징심록]을 보고 쓴 [징심록추기]에서 “금척의 법이 또한 단군의 세상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단군시대의 유습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 장에서 저자는 왜 한반도에는 호랑이 산신신앙이 강한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것은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의 무대가 한반도가 아니고 요서지역과 내몽골을 포함한 지역이었던 점과 단군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찍 동으로 이동했던 호랑이 산신 세력이 한반도에 먼저 정착해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점, 그리고 단군왕검사회의 주 신앙이 칠성신앙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설명한다. 저자는 삼국시대 경주에는 여우 무당들이 있었다는 점을 설명한다. 그 여우무당의 비밀을 알면 한민족 초기공동체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이동했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여우무당은 바로 단군왕검사회가 붕괴되고 일정 시점이 흐른 후, 그 지역에 새로 탄생한 기자조선에 포함되었던 고죽과 관련 있다. 기자조선에 포함되었던 고죽국 사람들이 황해도를 거쳐 서라벌로 이주했고, 그들은 멀리 현해탄을 건너 일본에 양잠기술을 전하며 이나리 신사를 세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군이 무속이나 승무를 할 때 쓰는 고깔모자를 썼다는 사실을 밝힌다. 그것은 단군왕검사회의 제정일치적 지도자였던 단군은 칠성신앙을 기반으로 한 종교 지도자였고, 그 종교지도자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하늘을 상징하기도 하고, 뱀의 머리를 상징하기도 했던 고깔모자를 썼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교이전 서라벌의 소도였던 천경림에 절을 지으면서 왜 미륵을 금당에 모셨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것은 미륵과 박씨 집단이 계승하고 있던 고유종교인 풍류도의 종교적 코드가 동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풍류도는 단군신화에 표현된 대로 하늘에 계시는 하느님인 칠성님이 아들 환웅을 삼위태백으로 내려 보내 신정을 펼치며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고 한 것이다. 이는 하늘나라 도솔천에서 하강하여 세상을 널리 구제하는 미륵이나 그 이상이 동일하였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삼신할머니가 왜 세 분인가에 대해서 설명한다. 여기서 삼신은 생산과 양육을 담당했던 삼신은 분명 여성 삼신이다. 그 삼신의 유래를 유라시아 문명사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홍산문화에서 발견된 곰 삼신할매의 신표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그리고 저자는 첨성대를 불교와 쌍벽을 이루고 있던 풍류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결집시키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든 상징물로 이해했다. 불교적 상징물로는 황룡사 9층탑을, 풍류도의 상징물로는 첨성대를 건축해 선덕여왕 후반부의 흐트러진 민심을 결집시키고자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감은사지 금당아래에 있는 장대석에 시문된 태극모양을 태극이 아니라 단순히 태양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중국에서도 당나라 시대까지의 태극은 삼태극이 주류였고, 지금 우리나라 태극기에 사용된 문양은 송나라 이후에 음양태극논리에 따른 것으로 그러한 형태의 어태극문은 원말명초에야 형성되었음을 밝힌다

3 대륙에서 열도로 간 바람과 태양의 후손에서는 저자는 대륙에서 한반도로 밀려왔던 파도가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의 주류로 성장했음을 논한다. 대륙에서 한반도로 들어온 주도세력은 동남으로 진출해 진한 땅에서 꽃을 피웠고, 진한 땅으로 들어왔던 사람들은 다시 일본으로 진출했다. 한반도로 들어온 사람들은 한반도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시차를 달리해서 일본으로 진출한다. 일본으로 제일 먼저 진출한 세력은 진인(辰人)이었다. 다음이 변진인이고, 그 다음이 부여인이다. 때문에 천왕가는 진인과 변진인이 결합해서 탄생했고, 부여인은 그들을 돕는 위치에 있었다. 몇몇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천왕가가 부여계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변진인의 문화 속에 이미 부여계의 문화가 스며들어 있어서 마치 부여인과 천왕가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오해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칠지도라는 상징적 예물을 통해서 일본 천왕가의 뿌리를 추측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천왕가는 기본적으로 한반도에서 활동하던 진인과 관련 있다. 칠지도를 선물할 때 백제 왕비족은 진(眞)씨다. 그런데 야마토 조정의 족보인 [신찬성씨록]을 보면 오우진계의 씨족 이름이 眞[眞, 眞人(마히토: マヒト)]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백제의 왕비족과 천왕가는 혈연적으로 인연이 있었다. 그렇다면 왜 칼을 칠지도로 디자인했을까. 그것은 진씨들의 주 종교가 칠성신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칠지도는 양국의 우호를 위해 만든 상징물로서. 칠지도를 고리로 양국의 친연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일본 천왕가의 뿌리가 한반도임은 분명하지만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부여 기마민족이 아니라는 관점을 저자는 주장한다. 기마민족 정복설에서 주장하는 진왕에 대한 개념 이해가 잘못되었다는 것도 밝힌다. 진인의 수장 진왕과 부여족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때문에 한민족 초기공동체를 형성했던 주요 정치세력에 대한 분별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일본 천왕가를 추적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서기]나 [고사기]에 등장하는 주요 신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이 한반도에서 건너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들은 먼저 들어온 세력과 후에 들어온 세력이 연합하여 일본을 이끌게 되었다. 저자는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신라계 풍신이며 아마테라스오미카미는 변진계 태양신이라는 관점으로 설명했다.

저자는 대국주신을 모시는 신사에서 그의 신체(神體)로 남근을 모시거나, 그의 영체(靈體)를 뱀으로 생각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국주신의 신체를 그렇게 인식했다는 것을 통해서 그가 한반도의 어떤 세력과 연결되는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국주신의 전설에서도 그의 신체는 뱀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박혁거세 집단이 그랬던 것과 같다. 혁거세 집단은 뱀을 생명의 영(靈) 혹은 정(精)으로 인식했다. 저자는 한민족을 구성한 초기 지배층은 신단수, 그러니까 그들이 신성시하던 우주목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신목은 박달나무계, 소나무, 자작나무가 있다. 그 우주목을 통해서도 그들의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신라를 시라기라 불렀는데 한자로는 백목(白木)으로 표기했다. 이는 그들이 자작나무를 신목으로 했음을 의미한다. 태양목이기도 한 자작나무는 시베리아나 천산 주변의 여러 민족들의 우주수이다. 신라 김씨왕족의 원향도 자작나무를 우주목으로 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임나일본부에 대한 종전의 시각과 달리 한일고대사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것이 ‘임나일본부’였든 ‘임나왜부’였든 그것을 설치한 목적은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임금나라[임나]인 한반도 남부에 외교나 교역을 위한 거점을 두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또한 [송서]에서 한반도 남부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한 것도, 일본 천왕가의 선조들이 한반도 남부에서 지배권을 행사하던 진왕 혹은 진인의 후예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일본에 양잠기술을 전수해주고 엄청난 부를 창출해 일본의 재무장관의 지위까지 올랐던 하타씨의 선조가 울진이었다는 설에 대해서 다루었다. 그를 진한지역으로 들어왔던 고죽국 계통의 고조선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큰 성공을 거둔 가문으로 이해했다. 일제 강점기에 활동하던 민족종교 지도자가 “조선은 원래 일본을 지도하던 선생국이었나니, 배은망덕(背恩忘德)은 신도(神道)에서 허락하지 않으므로 저희들에게 일시의 영유(領有)는 될지언정 영원히 영유하지는 못하리라.”라고 한 말의 의미에 대해서 저자는 주목했다. 진인(眞人=辰人)의 시각으로 보면 일본의 천왕가는 한반도 진인의 후예다. 이는 단군왕검사회의 의식을 공유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신도, 즉 우리 하나님의 도에서 보면 한일은 서로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를 공격하고 핍박했으니 도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고향땅 반도를 그리워하던 일본인들이 왜 한국을 미워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고대사의 흐름상으로 보면 한국인과 일본인은 형제나 다름없을 정도로 그 유전자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시점부터 서로를 앙숙인양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저자는 그렇게 된 배경을 살펴보았다.

*

역사 논쟁이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심각하다. 남분 분단 상황에서 체제 논쟁을 넘어 이제는 남한의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진영 논리에 의해 역사를 보는 인식과 스펙트럼이 극와 극을 치닫고 있다. 새로운 동아시아 시대의 도래에 직면하여 한국인들의 자기 파멸적인 역사인식의 분열상을 보면 한반도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자기극복의 역사관을 찾기 위해 고대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민족사와 국가사의 관점이 아닌 교류와 이동의 관점에서 고대사의 진실을 밝히고 그 진실의 토대 위에서 21세기 지구촌사를 다시 기록하고자 한다. 과거 근대국가 시절의 지배와 피지배의 영토사관과 국가사관이 아닌, 교류와 이동의 관점에서 본 세계사 관점에서 지구촌 역사를 다시 조명하고자 한다. 근대의 교통통신의 혁명으로 지구촌 인류의 교류 범위와 속도가 가속화되었고 이 추세는 이제 21세기 융복합 문명을 통해 우주로 연결될 추세다. 그러나 근대 국가 시대의 영토사관에 의한 지배이론이란 구습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진정한 화합의 길로 가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게다가 남한 내의 역사적 인식의 극명한 차이는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에 교류의 고대사를, 마치 물레방아지기가 꼬인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가듯, 역사학자 정형진은 25년의 칩거하는 연구를 통해 유물과 문헌이란 문화 코드를 통해 꿰어 맞추었다. 경주의 암각화에서 어느 왕릉에서, 첨성대에서, 남산의 신단에서 그는 우리 고대사의 비밀을 푸를 열쇠를 찾았다. 한반도의 바위의 문양에서, 유적지 유물에서, 문헌에 새겨져 있는 글귀를 통해 정형진은 한반도의 한 집단이 대륙에서 이동했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문화코드로 풀어냈다.

교류와 상생의 역사관을 지닌 저자는 백제 진인계가 일본 천황가의 시조임을 입증하면서 일본이 문화적으로 한국인과 동일한 뿌리임을 밝힌다. 문화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대륙에서 한반도로 들어온 주도세력은 동남으로 진출해 진한 땅에서 꽃을 피웠고, 진한 땅으로 들어왔던 사람들은 다시 일본으로 진출해 문화의 꽃을 피웠다. 한반도로 들어온 사람들은 한반도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시차를 달리해서 일본으로 진출했고, 제일 먼저 진출한 세력은 진인(辰人)이었다. 다음이 변진인이고, 그 다음이 부여인이다. 때문에 천왕가는 진인과 변진인이 결합해서 탄생했고, 부여인은 그들을 돕는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문화코드로 풀어온 한일역사의 진실이다. 진실을 거부하는 자들에게는 난해하고 이웃을 이간질하는 억측의 코드가 난무하게 마련이다. 그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역사의 도도한 진실은 해를 거듭하며 두터운 나이테를 형성하며 지구촌 역사를 발전의 궤적으로 인도한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새로운 동아시아 시대를 도래에 즈음하여 아시아 국가가 구원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동북 아시아사와 한일 고대사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동반자의 길을 모색하기를 염원한다. 먼 과거부터 유라시아 정신문명을 일궈온 진인을 고리로 이제 새로운 한일역사를 바라볼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통일대한민국과 그 후의 동북아시아 공존을 위해 새로운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며 30년 연구결과를 삶터 곳곳에 각인되어 있는 문화코드로 자연스럽게 풀어내어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을 읽다 보면 한민족이 형성되는 과정에는 중국 중원 지역에서 이동한 사람, 천산 혹은 그 너머의 초원에서 이동한 사람, 만주에 살던 사람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한민족의 혈맥에는 초원의 피와 중원의 피, 만주의 피가 골고루 흐르고 있다. 때문에 문화 또한 유라시아 대륙의 그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건국신화를 단군신화로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먼 과거부터 유라시아 정신문명을 일궈온 주인공 진인(辰人)을 고리로 중국 중원과도 일본과도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다. 해서 진인을 고리로 할 때 한·중·일은 유전자뿐 아니라 정신문화의 뿌리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지구촌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한 시대에 발맞추어 우리 고대사와 고대문화를 대륙의 그것과 연결해서 풀이해 보았다. 또한 열도로 흘러 들어간 문화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함으로써 한·일간의 상극의 기운을 상생의 기운으로 바꾸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물론 다가올 통일 시대에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공존의 역사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소개
정형진
경주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고대사와 고대문화를 연구해온 정형진 선생이 [문화로 읽은 우리 고대사]를 냈다. 교류의 관점에서 고대사를 바라보며 한반도에서 일어난 왕조 국가의 대륙적 뿌리와 유라시아의 역사적 토대를 밝히는 역사서적을 출간한 후 여섯 번째 책이다. 저자는 부여족의 이동과 근원, 고대 신라왕족의 근원, 한민족의 원류인 환웅족의 기원, 단군 이전부터 삼한 시대까지 고대사의 흐름을 밝히는 책5권을 논문형식으로 정리해 2천년대 초반부터 발표했다. 이후 저자는 우리 고대사의 비밀을 대중들과 공유하는 가운데 한국사와 유라시아의 역사적 진실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부산, 경주, 포항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시민강좌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의 지구촌 시대를 열어갈 통일 한국이 가져야 할 시대정신의 뿌리를 풍류도의 관점에서 재정립하고 있다.
목차
1부 초원에서 불어온 바람
1. 신라왕족의 근친결혼문화와 사카족
2. 토우장식항아리에 보이는 신라인들의 성의식
3. 문무왕은 왜 페르시아 창업주 키루스의 탄생신화를 모방했을까
4. 각처총 씨름도의 심목고비한 인물은 고구려인이다
5. 서역인이 지키는 괘릉과 풍수
6. 새와 배를 타고 천상으로 갔던 고대인
7. 경주의 진산인 내림산은 왜 낭산으로 불렸을까
8. 발해는 부여인의 바다였다
9. [화랑세기]에만 나오는 미실은 실존인물인가
10. 귀신과 사랑을 나누었던 신라인
11. 신라 속의 서역문화
12. 쿠쉬나메, 페르시아왕자와 신라공주의 결혼이야기
13. 기마인물형토기로 풀어본 신라인의 정체
14. 동부여 금와전설이 영취산 자장암에 숨어들었다

2부 동남쪽 그림자에 서북의 자취가
15. 박혁거세 신화 새로 읽기
16. 단군의 어머니 곰인가 호랑이인가
17. 사로국의 곰신앙을 일본으로 전파한 천일창
18. 단군왕검사회의 종교를 아십니까
19. 경주 남산, 해를 품은 구렁이 신단
20. 상제가 보낸 금척의 비밀
21. 단군신화에서 쫓겨난 호랑이 산신으로 부활
22. 여우바위의 비밀
23. 단군은 어떤 모자를 썼을까
24. 신라 최초의 국찰 흥륜사는 왜 미륵불을 모셨을까
25. 삼신할머니는 왜 세분인가
26. 첨성대는 천문대인가 상징물인가
27. 감은사지 장대석에 보이는 문양은 태극인가

3부 대륙에서 열도로 간 바람과 태양의 후손
28. 칠지도는 진왕의 후예에게 보낸 백제의 선물
29. 일본 천황가의 뿌리는 한반도인가
30. 일본의 건국신화의 신들은 한반도에서 건너갔다
31. 일본의 대국주신은 신라계 스사노오노미코토의 후손
32. 일본에서 신라를 왜 시라기(白木)로 불렀을까
33. 임나일본부와 야마토 천왕가
34. 진인 하타씨의 고향은 울진인가
35. 일본은 배은망덕한 나라인가
36. 일본은 왜 한국을 싫어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