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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셰익스피어 아들 이름?
고전 제목의 비밀 풀어낸
영국 작가 게리 덱스터
`왜 시계태엽 바나나…` 출간
기사입력 2019.02.10 17: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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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은 실존 인물의 이름에서 따왔다. 1200년께 덴마크 학자 삭소 그라마티쿠스가 쓴 데인족 역사에는 유틀란트의 왕자 암레트의 이야기가 나온다. 왕의 동생 펭기가 형을 질투해 죽이고 아내 게루트를 탐하고 왕위까지 쟁탈하는 이야기. 펭기의 조카 암레트는 암살을 모면하려 미친 척하다가 극적으로 복수에 성공한다. 이 이야기는 1570년 프랑스어로, 1608년 영어로 번역됐다. 1600년께 쓴 `햄릿`이 삭소의 이야기 불역본을 참고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기묘한 사실이 있다. 셰익스피어는 실제로 햄닛(Hamnet)이라는 아들을 뒀다. `햄릿`을 쓰기 4년 전 사망한 자신의 아들 이름을 희곡의 제목에 썼다는 건 합리적인 추론이 될 수 있다.

고전문학 제목에 숨겨진 비밀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영국의 문학 칼럼니스트이자 전방위적 지식인으로 불리는 게리 덱스터의 `왜 시계태엽 바나나가 아니라 시계태엽 오렌지일까?`(현대문학 펴냄)다. `50가지 제목으로 읽는 문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기원전 380년께 고대 그리스 고전부터 1990년대 미국 베스트셀러까지, 50편의 책 제목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는 유쾌한 문학 에세이다.

실존 인물에 근거했다는 설이 제기되는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에 대해서는 메리 셸리가 유부남이었던 퍼시 셸리와 도피 여행을 떠났을 때, `프랑켄슈타인성` 근처에 머물렀음을 알려준다. `고도를 기다리며`만큼 유명한 희곡도 드물 것이다. `고도`의 기원에 대해서는 발자크의 잘 알려지지 않은 희곡인 `중개인`의 한 인물 이름인 고도에서 따왔다는 가설도 소개된다. `중개인`은 1936년 영화로 만들어졌고 베케트가 각별히 좋아한 배우 버스터 키튼이 출연했다. 고로 베케트가 이 작품을 만났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저자 멜빌은 왜 제목을 `고래`에서 `모비딕`으로 바꿨는지, `1984`라는 숫자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건지, 헤밍웨이가 다시 떠오르길 간절히 바랐던 `태양`은 무엇인지 문학사의 오래된 궁금증을 속시원히 해결해 준다.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탄탄한 검증을 바탕으로 했다. 제목의 비밀을 통해 광활한 문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짧게 쓴 문학사전`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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